빗속에 이천 달려간 LG 경영진 30명…구광모 회장이 한 자리에 부른 까닭 [유미의 시선들]

빗속에 이천 달려간 LG 경영진 30명…구광모 회장이 한 자리에 부른 까닭 [유미의 시선들]

아이뉴스24 2023-09-26 17:18: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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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구광모 회장의 부름을 받은 LG그룹 사장단이 추석 직전 한자리에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 논의에 나섰다.

다음달 사업보고회, 11월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사업 방향을 점검하고 중점 사업 추진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각 계열사 사장단들은 구 회장 곁에서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26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LG그룹 사장단들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다. 이를 위해 각 계열사 사장단은 '워크숍' 참석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빗속을 뚫고 행사장에 모여들었다.

이번 워크숍에도 구 회장을 비롯해 권봉석 ㈜LG 부회장과 홍범식 사장(경영전략부문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차별적 고객가치'"라며 "미래 준비에 있어 시장성과 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 더 절박하게 미래 준비에 대한 실행을 가속화하자"고 주문했다.

◇'ABC'에 올인한 구광모, 그룹 경영진에 실행력 강화 '당부'한 듯

지난 2020년, 2021년 워크숍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됐으나, LG는 지난해부터 '사장단 워크숍'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바꿨다. LG는 통상 10월 사업보고회를 한달여 앞둔 9월말에 항상 '사장단 워크숍'을 진행해 왔다.

이날 워크숍에서 구 회장은 하반기 경영 상황및 미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 수요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전장·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사업 육성을 위한 진단과 전략 보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LG그룹]

구 회장은 올 들어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실행과 변화에 나서줄 것을 꾸준히 당부해왔다. 이런 점에서 이번 워크숍을 통해 'ABC' 미래 사업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지도 주목된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5월 31일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변화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일희일비하지 말고 변화를 주도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로 경쟁사 대비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금 씨를 뿌리지 않으면 3년, 5년 후를 기대할 수 없다'는 부친인 구본무 선대회장의 말도 인용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10년 이후 LG를 책임질 수 있는 미래 먹거리로 꼽은 AI·바이오·클린테크도 하반기 투자 확대 및 전략 보완이 필요한 분야"라며 "신사업이어서 아직 '수확'보다는 '투자'가 더 많아 포트폴리오에서 정확한 방향 설계가 더 중요해진 만큼, 구 회장이 이번 워크숍에서 이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구 회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매년 강조하고 있는 '고객 가치 경영' 내재화 방안 논의에도 나섰다. 구 회장은 지난 5월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업보고회·정기인사 앞두고 긴장감↑…구광모, 판 짜기 돌입?

구 회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오는 10~11월 계열사별로 한 해의 사업 성과와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보고회는 구 회장이 각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올해 성과와 내년 사업계획을 보고받는 자리로, 11월말 정기 인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LG는 2020년에 10월 19일, 2021년 10월 26일, 지난해엔 10월 25일부터 사업보고회를 시작했다.

LG그룹의 올해 사업보고회도 '위기 극복' 방안이 주요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전쟁, 미중 갈등 심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장기 침체 여파로 내년 경영 환경 역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TV, 가전 등 소비자용 제품과 디스플레이 등을 판매하는 계열사의 실적이 내년에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의 영향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다.

지난해 9월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 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그룹]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내달 그룹 정기 인사에도 일찌감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속에 구 회장이 이번 '사장단 워크숍'과 '사업보고회'가 끝난 뒤 미래 준비를 위해 결단을 내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LG그룹 '3인 부회장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LG그룹은 현재 권봉석 LG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삼각체제로 구 회장을 보필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이 기대됐던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올해는 이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적자 행진,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이 이어진 탓에 부회장 승진은 올해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장단들은 대부분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올해 유임된 데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선임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이번 워크숍을 토대로 다음달 하순부터 사업보고회를 열고 경영 실적과 내년 사업 계획을 점검할 것"이라며 "이에 맞춰 올해 정기 인사 때는 구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해온 '실용주의' 철학 기조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 경영, 디지털 혁신, 신사업 발굴 등을 주도할 젊은 인재 발탁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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