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경제부담 커진 추석…"차례상 못지내겠어요"

고물가에 경제부담 커진 추석…"차례상 못지내겠어요"

르데스크 2023-09-20 15:49: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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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는 고물가로 차례상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추석 차례상의 필수품인 사과와 배 등 농식품 가격이 급등했다. 사진은 대형마트에 진열된 과일. ⓒ르데스크


추석을 앞두고 농림수산품 가격이 5년 만에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부담을 토로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훌쩍 올라버린 물가에 부담을 느끼고 아예 추석 차례상 차리기를 포기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16(2015년 100기준)으로 전월 대비 0.9% 올랐다. 특히 농림수산물이 7.3% 올랐는데 이는 2018년 8월(8.0%)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 상승 폭이다. 수산물(0.0%)이 보합을 나타낸 가운데 농산물(13.5%), 축산물(1.5%)이 상승했다. 농산물 상승세는 2020년 8월(16%) 이후 최고 폭을 기록했다.


올해 여름에 발생한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농산물 피해가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차례상에 필수인 사과 가격은 평균 32% 올랐고, 조기 23%, 밤 가격 11%, 닭고기 6.6%씩 상승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제수용품 평균 가격은 전통시장 29만5939원, 대평마트 36만7056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0.1%, 1.1% 상승했다. 소진공 조사한 27개 품목 중 21개 품목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지난해 대비 상승 폭이 크진 않지만 이미 너무 올라버린 물가가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차례를 포기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10명중 6명이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추석 차례를 포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응답자 46.0%는 고향이나 부모님댁, 친척 집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도 30.0%로 적지 않았으며,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은 22.4%였다.

 

 

▲ 유통업계에서는 간소화된 추석 차례상 세트 판매를 시작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에서도 차례 간소화를 소개하며 추석 물가 부담 덜기에 나섰다. 사진은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에서 발표한 간소화 된 차례상 예시. [사진=뉴시스]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장유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생활을 하는 김성균(31) 씨는 "고향으로 내려가자니 표값도 비싸고 피곤하기만 할 뿐이며 또 차례를 나 혼자 지내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부모님도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차례상 차리는 것 자체가 힘들기에 그냥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주부 박상경(49·여) 씨도 "코로나 시기부터 차례를 안 지내기 시작하다 계속 그렇게 하기로 가족끼리 합의했다"며 "차례가 없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편하고 좋다"고 답했다. 이어 "인터넷에 보면 조상 덕 본 사람들은 해외여행가고 못본 사람들만 차례를 지낸다는 말이 돌던데 어느 정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추석 차례상 문화가 소실될 위기에 성균관유도회총본부 경제적·인력적 부담 덜기 위해 간소화된 차례상 소개하고 나섰고, 기업들 역시 1인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차례상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명절 차례상 간편 상차림을 구성했고 가격대도 10만원 이하로 비교적 저렴하다. 신세계 백화점 역시 다양한 추석 식찬 세트를 선보였고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한정식 세트 판매를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소화된 차례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어 상차림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1인가구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제품부터 대가족을 위한 프리미엄 세트까지 다양한 상품들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인 최영갑 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은 간소화된 차례상에 대해 "추석 차례상 표준안이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세대 갈등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차례를 지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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