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신용대출로 시작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에 주택담보대출도 연내 추가된다. 잔액 기준 700조원이 넘는 주담대 시장을 놓고 금융회사들의 치열한 금리 경쟁이 예고되고 있지만 최근 급증한 가계대출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주담대 대환을 통해 금리를 낮추고 만기를 늘릴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상 대출 한도에 여유가 생겨 추가 대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누증된 금융불균형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주담대 대이동'에 맞춰 DSR 산출과 관련한 세심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신용대출에 이어 주택담보대출로 영역 확장을 앞두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에 주담대 상품을 탑재하기 위한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대환대출 인프라는 연내 주담대를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개시된 신용대출 대환 서비스에서 40영업일간 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탄 대출금액이 1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신용대출보다 시장 규모가 월등히 큰 주담대의 대환 시장이 열리게 되면 금리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전 금융권 주담대 잔액은 1031조2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주담대 대환 시장 개방이 최근 가파르게 늘어난 가계대출 잔액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낮은 금리로, 보다 긴 만기로 대출을 갈아탈 경우 그만큼 매달 내는 원리금 규모가 줄어DSR 한도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판매된 주담대의 경우 최장 만기가 30년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최장 만기를 40년으로도 설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의 경우 DSR 40%에 따른 대출 한도는 금리 연 5%, 만기 30년 기준에서 약 3억1000만원이다. 하지만 금리가 연 4%로 내려갈 경우 대출 한도는 4000억원가량 늘어난 3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같은 조건 아래 만기만 40년으로 늘려도 대출 가능 금액이 약 3억4000만원으로 3000만원가량 커진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리도 낮추고 만기를 늘리면 대출을 갈아탈 경우 그만큼 추가 대출 여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을 통해 주담대를 갈아타 금리를 낮추고 만기를 보다 길게 설정했다면 그만큼 DSR 계산에서 여유분이 생기게 되는 만큼 증액 또는 추가 대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현재는 금리 수준이 높아 갈아타더라도 추가로 대출을 받는 것이 부담될 수 있지만 향후 금리가 내려갈 경우엔 가계대출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 확대가 가계부채에 미칠 악영향을 꼼꼼히 살펴보고 세부적인 추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환대출 인프라의 취지는 원활한 대출 이동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높은 이자 부담을 경감하는 것에 있다"며 "다만 가계부채 관리도 필요한 만큼 근간이 되는 DSR 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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