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임원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원철 SKC 사장은 최근 자사 주식 1244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취득 단가는 8만400원으로, 매입 금액은 1억1만7600원이다.
최두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회사 주식 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취득 단가는 7만8900원이다.
SKC는 "임원진들은 책임경영 의지와 향후 회사의 성장을 향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원진이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선 이유로 SKC의 주가 및 실적 하락이 꼽힌다.
SKC의 주가는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9일 주가는 8만1300원에 거래가 마감돼 21년 말 20만8000원 대비 60% 넘게 내렸다.
실적 또한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2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SKC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09억원, 영업손실 369억원을 기록했다. 모든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이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매출 1796억원, 영업이익 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98.6%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시장에 동박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전력비 추가 등 원가 부담은 가중됐다.
반도체 소재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0억원, 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5%, 15.9% 줄었다. 주요 고객사가 반도체 감산에 나선 가운데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프로필렌글리콜(PG)의 판매량이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및 공급 경쟁으로 줄었다. 또한 스티렌모노머(SM)는 중국 내 공급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SKC는 사업재편과 투자를 통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SKC는 SK엔펄스의 반도체 전 공정 기초소재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SK엔펄스는 SKC의 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사다. 중국에서 운영 중인 웨트케미칼과 세정사업을 현지 업체(야커테크놀로지·선양신진)에 팔기로 했다. 매각 규모는 약 880억원이다.
아울러 미국 반도체 패키징 분야 스타트업인 '칩플렛'의 지분 12%도 확보할 예정이다. SKC의 글라스 기판 생산 역량과 칩플렛의 설계 기술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KC의 주가 부양을 위해선 임원진의 주식 매입보다 회사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C는 지난해 2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으나, 아직 소각을 진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수뿐 아니라 발행주식수 자체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높이기 때문에 강력한 주가 부양책으로 손꼽힌다.
박 사장은 지난해 10월 SKC 자회사인 세계 1위 동박 생산업체 SK넥실리스의 기자간담회에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소각 등 다양한 자사주 활용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C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과 관련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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