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이 '더 문'과 '오펜하이머'에 잠들었던 한국영화에 자명종을 울렸다.
영화 '잠'이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잠'은 개봉 첫날인 6일 79,435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여름 텐트폴이 막을 내리며 영화 '밀수'가 500만 돌파로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운 가운데, 현재 극장가의 왕좌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차지였다.
'오펜하이머'는 지난 8월 15일 개봉해 23일 동안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거장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영화 '잠'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위세에 잠들었던 한국 영화를 흔들어 깨웠다. 특히 처음으로 장편 영화를 연출한 신인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 충무로 관계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영화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재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이선균과 정유미가 각각 현수와 수진을 연기했다. 지난 5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 받아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유재선 감독은 영화 '옥자'를 통해 봉준호 감독과 함께 일했으며, 지난 2018년 단편 '부탁'으로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단편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아끼는 후배의 입봉작에 별 5개를 안기며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 순수한 영화적 힘을 가진, 작고 단단한 보석 같은 영화"라는 극찬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영화 '더 문'의 흥행 참패 이후 비슷한 작법으로 고여있는 한국영화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는 지금이다. 하여 신인 감독이 일으키는 재기발랄한 새 바람이 너무나도 반가운 한국영화계다.
이제 '잠'에서 깨어날 때다. 자명종은 울리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권구현 기자 kkh9@hanryutimes.com
Copyright ⓒ 한류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