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심’은 옛말…쌀 소비량 매년 ‘뚝뚝’ [쌀의 날②]

한국인 ‘밥심’은 옛말…쌀 소비량 매년 ‘뚝뚝’ [쌀의 날②]

데일리안 2023-08-19 06:00:00 신고

3줄요약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56.7㎏

1982년부터 1인당 쌀 소비 매년 감소

쌀 가격 회복세 전환…재배면적 감축

공급 과잉된 쌀 소비 촉진 캠페인 나서

편집자 주: 우리의 주식인 쌀은 농업 경제 중심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표적 식사인 쌀밥을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시대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물가는 대부분 오르는데 쌀 가격은 하락세를 보입니다. 쌀 소비도 줄어 남아도는 쌀도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 농업은 쌀 생산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데일리안은 쌀의 날을 맞아 쌀의 역사와 현주소, 개선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기사 4편을 송고합니다.

서울시내 한 대학교 학생식당에서 학생들이 줄 서 있다. ⓒ뉴시스

충북 청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61)씨는 쌀밥 안 먹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손님이 떠나간 자리를 치울 때 밥 한 공기를 다 비운 모습을 전처럼 보기 어렵다고 했다. 최씨는 “밥 짓는 양이 5년 전보다 줄긴 했다”며 “손님들도 점차 쌀밥 대신에 다른 것들로 배를 채우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하루에 쌀밥 ‘한 공기’ 먹는다…30년새 반토막

실제로 쌀 소비가 줄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역대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지난 1월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까지 줄었다. 이는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30년 전인 1992년(112.9㎏)과 견줬을 땐 절반에 머물렀다.

밥 한 공기가 보통 90g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하루에 밥을 1.5공기 정도만 먹는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쌀 소비량은 1997년 100㎏을 웃돌다가 꾸준히 감소했다. 1998년 99.2㎏으로 100㎏대가 무너진 데 이어 2019년(59.2㎏)에는 50㎏대로 주저앉았다.

1인당 연간 양곡(쌀·기타 양곡) 소비량(64.7㎏) 역시 전년 대비 0.3kg(-0.5%) 줄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서구화한 식습관에 익숙해지고, 쌀보다는 밀가루와 고기를 선호하는 추세 탓이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로 대용량 쌀 소비가 줄어든 것도 주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선 ‘저탄고지(탄수화물은 줄이고 지방은 높이는)’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면서 탄수화물이 많은 곡물은 피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반면, 식료품·음료 제조업 부문 쌀 소비량은 69만1422t으로 지난해보다 1.7% 상승했다.

쌀 소비 촉진 총력…“한가마에 20만원 목표”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 쌀, 곡물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이처럼 쌀 소비량이 줄다 보니 쌀 가격 추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수확기부터 이어진 산지 쌀값 하락은 지난 5월 상승세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1~2%가 넘는 상승 폭이 나타나면서 회복세로 바뀌었지만, 언제라도 다시 요동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이달 15일 20㎏ 기준 4만8591원(비추정 평균가격)이다. 80㎏으로 환산하면 19만4364원 수준이다.

정부는 쌀 가격을 관리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농지은행 사업, 지방자치단체 자율 감축 등으로 벼 재배면적을 줄이기로 했다. 쌀값 폭락한 뒤에 수매한다는 농가 지적에 따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0월 수확기 쌀 한 가마(80㎏) 가격이 20만원 수준이 되도록 수요와 공급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쌀 소비를 촉진하는 새로운 대책도 필요하다. 정부는 145개 대학, 234만명의 대학생에게 1000원짜리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업을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천원의 아침밥에 동참한 A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더 진행해야 한다”며 “재배면적 감축, 과잉 생산 해소방안 등을 함께 고려하고, 단순히 홍보성 대안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농업예산(17조3574억원) 가운데 4분의 1인 4조4000억원이 쌀에 집중됐다. 다만, 쌀 감축 및 소비 촉진 관련 예산은 26%(1165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정부양곡매입·관리 비용 및 기반시설 유지에 쓰이고 있다.

현재 정부는 현재 정부는 쌀 농가 보호 등을 명분으로 남는 쌀을 일단 매입한 뒤 헐값에 처분하고 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정부 매입 양곡 판매손실 추정액은 창고 보관비 등을 합쳐 4조3913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7319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수준이다.

▲꽉 찬 양곡창고 “年 7000억 땡처리”…밥값 못하는 악순환 [쌀의 날③]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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