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증여 비율 크게 줄어드는 경향
‘금수저’, ‘흙수저’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부모의 재산 수준이 자식에게 그대로 대물림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실제로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 주택 및 빌딩의 증여 금액은 55조 2462억 원, 건수로만 24만 8448건으로 조사되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자식에게 아파트를 증여하겠다는 사람들이 줄며, 부의 대물림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현상이 관측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 증여 현황을 분석해보면 올 상반기 증여 비중이 전 분기 대비 절반 넘게 떨어진 지역이 적지 않았고, 특히 강남 3구에서 이러한 현상을 두드러지게 확인할 수 있었다.
올 상반기에 전국에서 아파트 거래는 36만 3828건이다. 이 중 증여 거래는 2만 1725건으로 6.0%의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만 살펴보면 2022년 상반기 14.2%, 하반기 13.8%를 기록했던 것이 올 상반기에 9.2%까지 하락한 모습이다.
지난 2018년 6월까지만해도 아파트 증여 비중이 76.3%를 기록한 강남구는, 당시 아파트 거래 10건 중 8건이 증여일 정도로 부의 대물림이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강남구 역시 2022년 19%대, 올 상반기 11.4%로 확연하게 증여 비율이 감소했다. 시중은행 PB 관계자에 따르면 “증여 절세 상담이 최근 들어 확 줄어들었다”고 최근의 현상을 설명한다.
보유세보다 높아진 취득세 부담으로 증여 미뤄
아파트 증여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 보유세 부담은 크게 줄었지만 증여에 따른 취득세 부담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무엇보다 보유세 부담이 줄면서 고가 및 다주택일수록 증여를 서두를 필요가 예전보다 많이 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아파트 시장에서 증여 비율이 급증한 때는 2020년~2021년으로, 서울을 기준으로 2020년 하반기 증여비중이 18.1%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송파는 43.3%로 역대 최고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아파트 증여 붐에는 보유세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시가 현시화율을 대폭 높이고, 보유세 부담을 늘리면서 집을 가진 부자들 사이에 ‘세금을 내느니 자녀에게 물려주자’는 인식이 확산되며 아파트 증여가 늘어난 것이다.
당시 공시가 현시화율을 높이고, 보유세 부담을 늘이는 정책을 시행한 이유는 “다주택자의 보유세를 높이며 집을 팔도록 압박”하고자 함이었지만, 결국은 증여가 하나의 절세를 위한 우회로로 작용하면서 “자식만 좋은 일 시킨 상황”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이에 한 전문가는 “결국 징벌적 과세 제도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만 키우게 된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자식에게 상속 계획한다면 여러 조건 잘 고려해서 결정할 걸
증여에 따른 취득세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부동산 증여를 계획하고 있던 사람들은 “지금 증여하는 것보단 우선 매매를 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상속하는 방법을 고민중이다”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부동산 매매 거래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덩달아 부동산의 가격 또한 상승했다. 부동산 매매 가격 상승은 증여 취득세 부담을 더욱 높이는 원인이 되었는데, 올 1월부터 증여 취득세 과세표준이 시가표준액에서 시가 인정액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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