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역대 가장 더운 달' 기록 깰 듯
유엔이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이제는 ‘지구가 펄펄 끓는다(global boiling)’며 지구 열대화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7월 중순까지 3주간의 온도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 관측 결과와 관련해 이런 평가를 했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이달 들어 3주간 온도가 평년보다 1.5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는 1940년 관측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역대 가장 더운 7월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현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1도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돼 아직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마지노선’(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자는 합의)에 이르진 않았다.
C3S에 따르면 지난달도 관측 이후 가장 더운 6월이었으며, 세계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6월 평균치보다 0.53도 높았다. 크리스 휴잇 WMO 기후서비스 국장은 “173년간의 데이터를 볼 때 2015~2022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였다”라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몹시 두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기존의 예측 및 반복되는 경고와 완전히 일치한다”라며 “유일하게 놀라운 점은 빠른 속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는 화석 연료 사용을 통해 이익을 얻었고, 기후 변화 대책에는 사실상 손을 놨다”라며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탄소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G20)이 21세기 중반 시점까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더위로 불타고 있는 올해를 (넷제로 달성을 위해) 뜨겁게 노력하는 해로 뒤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여지는 남아 있다”라며 유엔 회원국의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올해 7월에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자 미래의 예고편”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절실하다. 기후 행동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세계기상기구(WMO)는 누리집에 올린 세계 평균 기온 잠정 분석에서 “6월과 7월 초의 이례적인 고온은 엘니뇨 현상(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 상승 현상)의 발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적어도 한 해 동안 세계 평균 기온이 1850~1900년 평균보다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할 확률이 66%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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