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중심으로 퍼져가는 무지출 챌린지
물가가 상승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의 삶이 어려워지지만, 상대적으로 처분 가능 소득이 적은 젊은 세대들은 더욱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최근 이러한 상황을 대변하듯,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정 기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생활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젊은 층 사이에서 욜로(YOLO)가 유행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27일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MZ세대들 사이에 무지출 챌린지와 저축 붐이 일어나면서 유통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발표했다. 소비의 큰 축을 담당했던 MZ세대가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이면서, 이것이 유통계에 전반적인 경기침체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기저효과로 반짝 살았던 유통계, 올해 역기저로 실적 전망 안 좋아
물론 MZ세대의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대비해서 조금이라도 더 아끼고 절약하자는 의미의 챌린지이지만, 이것이 오히려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나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 생활에 익숙하다보니, 이들의 절약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더욱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반짝 활기를 보였던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더욱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저효과로 인해 20%의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MZ세대들의 무지출 챌린지와 함께 역기저 현상이 나타나며 좋지 않은 실적 전망을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서는 신세계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녕 동기 대비 17.2%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대백화점 역시 2.5%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자, 덩달아 이들의 목표주가도 줄하향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대형마트의 산업 회복 지연으로 인해 이마트 목표 주가를 기존 13만 원에서 11만 5천원으로 하향했으며, 삼성증권에서도 롯데쇼핑의 목표 주가를 9만 9천원에서 7만 5천 원으로 낮추었다.
이들의 실적 악화를 보다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점은 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가정의 달인 5월의 매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2023년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백화점의 매출이 전월 대비 -0.2%감소했다고 한다. 지출이 가장 많은 달조차 백화점 매출이 하락했다는 것은 이들의 실적 악화에 상당한 설득력을 준다.
MZ세대의 무지출 경기 침체 원인? 애초에 그 정도 능력이면 장사를 접어
MZ세대는 의류와 취미 생활 등에 들어가는 소비는 물론 식사에 들어가는 비용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식사가 가능한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아예 도시락을 사오기도 하고, 편의점 등을 이용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등의 모습으로 식비를 줄이고 있다. 이 결과 2023년 상반기 주요 편의점들의 점심시간 도시락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고물가 영향으로 젊은 세대의 소비 지출이 감소하고 있고, 최근에는 극단적 절약이 유행하면서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까지 대두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누리꾼들은 “과소비 뭐라고 하더니, 이제는 절약한다고 욕하네”, “이래도 MZ탓, 저래도 MZ탓 어쩌라는 건지..”라며 유통계의 이중적인 반응에 대해 바판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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