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아의 민낯] 전문가들 "발주처 LH가 감리도 고용하는 구조... 건설 산업 전반 공정 시스템 필요"

[엘피아의 민낯] 전문가들 "발주처 LH가 감리도 고용하는 구조... 건설 산업 전반 공정 시스템 필요"

아주경제 2023-08-16 18:39: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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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아파트 철근 누락사태를 계기로 LH에 대한 고강도 혁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H가 발주한 공공아파트에 철근(전단보강근)이 누락되는 부실 공사로 지하 주차장이 무너진 데 이어 이를 조사·수습하는 과정에서도 조직적인 부실이 연이어 밝혀지면서다.

전문가들은 발주처인 LH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이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해 현장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조와 안전교육을 의무화해 감리를 현장에 투입하고 저가 입찰 관행을 변화시켜 입찰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다수의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LH 사태 원인에 대해 발주처의 책임 소재가 불명확했고, 특히 건설 현장을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제도가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 회장(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은 "감리는 발주자의 대리인이자 자문사 역할을 하는 존재"라며 "발주자가 책임져야 할 일을 감리에게 떠넘기면서 감리의 위상이 잘못 설정됐다"고 지적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발주처가 감리까지 고용하는 구조인 만큼 발주처들이 감리가 현장에서 제대로 상주하고 일을 하는지 철저히 감독·관리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발주처의 저가 입찰 관행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품질이나 안전보다는 가격으로만 협력업체를 고용하게 돼 실력을 갖춘 업체에 일감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형준 교수는 "가격을 최저와 최고 범위 내에서 적정 가격이 입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80~90을 범위로 정하면 75와 95를 쓰는 업체들은 탈락시킨다는 의미다. 즉 탄력적 입찰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관예우' 등 건설산업 카르텔 구조를 변화하기 위해 공정 경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원철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형 건설회사, 대형 설계사무소들이 시장을 너무 장악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경쟁을 통한 균형 발전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관예우를 통한 업체 선정이 아닌 실력을 통한 최적의 업체 선정, 전문 인력 양성 등 공정 경쟁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홍섭 회장은 "기술력을 위주로 설계 수주가 이뤄지지 않고 영업력 위주로 수주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며 "회사에서 영업 잘해서 계약을 수주해오는 사람이 우대받고 전문 기술인은 대접을 잘 못 받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전문성 있는 기술인이 현장에서 우대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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