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한이 언어 유행해, 법으로 이를 금지
한국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북한 청년층 사이에서도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아 남한의 언어들이 유행을 끌고 있다. 이에 북한에서는 북한 표준어인 문화어의 보호를 위해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했다.
평화문화어보호법 분석을 통해 북한의 상황 유추 가능해
이들은 올해 1월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하고 지난 6월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는데, 그 내용에 따르면 ‘괴뢰 말투(남한 말투)’를 사용하거나 가르치면 최대 사형에 처해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에서는 이들이 제정한 법 조항을 통해 북한에서 어떠한 남한 말투가 유행하는지 그 양상을 유추해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이들이 그들의 기관지인 ‘평화통일’을 통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평양문화어보호법 제2절에는 ‘오빠’, ‘자기’ 등 이성을 부르는 호칭 직책 뒤에 ‘님’자를 붙이는 용례가 박멸해야 할 ‘괴뢰말 찌꺼기’로 규정되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통일연구원 박영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북한 청년층에서 동무나 동지가 아닌 오빠가 유행하고 있으며, ‘님’을 붙이는 호칭도 유행했다”고 분석했다.
‘평양문화어보호법’의 제22조에 따르면 ‘괴뢰식 억양’을 흉내 내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는데, 이들이 말하는 ‘괴뢰식 억양’이란 ‘비굴하고 간드러지며 역스럽게 말꼬리를 길게 끌어서 올리는’ 억양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제23조에서 ‘자녀들의 이름을 괴뢰식으로 너절하게 짓거나 손전화기, 콤퓨터망에서 괴뢰말투를 본뜬 가명을 만들어 쓰는 행위’ 제44조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일부 기관 명칭과 부름말을 규범에 맞지 않게 제멋대로 줄여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에서 정식 명칭을 줄여 쓰는 약칭이나 온라인 공간 등에서 사용하는 닉네임 등에도 남한의 영향을 받은 내용이 유행한 것으로 유추된다.
사회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 법 제정
북한이 이와 같이 남한의 말투가 유행하는 것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를 하는 것은 그들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법 조문을 통해 “괴뢰말 찌꺼기 박멸은 사회주의제도와 인민의 정신문화생활을 고수하고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나 이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에 이르는 ‘장마당 세대’를 집중 검열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장마당 세대란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생긴 지하 경제 시장인 장마당 활동으로 부를 축척하는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란 세대로, 이들은 자본주의를 경험한 세대들이다.
박 연구위원은 법조문을 분석하던 도중 ‘법기관과 감독통제기관 일꾼은 돈과 물건을 받거나 직권에 눌리워 또는 정실안면관계에 말려들어 괴뢰 말투를 본따는 행위를 묵인조장하거나 경미하게 처리하지 말라’는 조항을 발견했고, 규율, 감독기관의 종사자들이 뇌물이나 친분으로 남한 대중문화 유통을 묵인하고 있다는 것 또한 추측해냈다.
한편 남한의 말투가 북한으로 유입되는 경로는 국경을 통해 주고받는 뇌물, 공중을 통해 유입된 대북 전단과 물건, 해안지역을 통한 유입, 대외사업을 통한 유입, 해외 출장 및 방문을 통한 유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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