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묻지 마 식 흉기 난동, BBC ‘Mudjima’라는 표현도 사용
사회를 향한 적대감 등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분풀이를 하는 이른바 ‘묻지 마 폭행’ 사건이 전국에서 매일 3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이 서울 신림역, 성남 서현역 등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생한 흉기 난동과 잇따르는 모방 범죄 예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묻지 마'를 알파벳으로 그대로 표기한 'Mudjim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국 사회에서 '묻지 마 범죄'라는 표현은 오래전부터 쓰여왔지만, 경찰은 2022년에서야 이를 공식적으로 '이상 동기 범죄'로 규정하고 대응 TF를 꾸렸다고도 소개했다.
BBC는 한국의 지난해 폭력 범죄 비율은 10년 내 최저를 기록했지만, 최근의 묻지 마 식 흉기 난동은 사회가 더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는 이제는 한국이 미국만큼 위험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한국은 여전히 매우 안전한 나라라고 BBC에 밝혔다.
14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 안전 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이상동기범죄 대책’ 문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살인·상해·폭행 사건 가운데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범행 동기로 파악된 사건은 64건, ‘제3자 대상 분풀이’는 861건이었다.
전체 925건 가운데 폭행 사건이 모두 554건이었다. 사회 적대감에서 비롯한 64건 가운데 단순 폭행이 38건(59.4%)으로 가장 많았다. 제3자 분풀이 사건 역시 단순 폭행이 507건으로 58.9%를 차지했고 폭행치상이 9건(1.0％)였다.
모르는 사람에게 또는 길을 가다가 이유 없이 맞는 ‘묻지 마 폭행’ 사건이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3.06건 발생한 셈이다.
경찰은 올해 1월부터 ‘이상동기 범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통계 원표에 이들 두 가지(사회에 대한 적대감, 제3자 대상 분풀이) 범행 동기 항목을 신설했다. ‘우발적’ 또는 ‘현실불만’ 등 기존 분류만으로는 묻지 마 범죄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최근 잇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등 묻지 마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정우택 의원은 “흉기 난동 살인 사건의 양형도 강화해야 한다”라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위협에 대해 공중 협박죄를 신설하고 흉기 소지를 고작 범칙금 10만 원 이하 경범죄로 다루는 대신 폭력행위처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BBC는 13일(현지 시각) 한국의 ‘묻지 마 범죄’를 집중 보도하면서 한국의 지난해 폭력 범죄 비율은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치안이 우수하지만, 최근 길거리 흉기 난동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회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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