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포함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는 등 외자 유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WGBI 편입에 성공하면 대외 신인도 제고는 물론 국내 채권·환율 시장 안정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러셀(FTSE Russell)은 다음 달 말 WGBI 정식 편입 국가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WGBI 관찰대상국에 등재돼 편입 후보국으로 분류된다.
WGBI는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채권 부문 글로벌 지수다. 등재 여부는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공표된다. 지난 3월에는 편입이 불발된 바 있다.
정량 평가 기준인 시장 규모 500억 달러, 신용등급 A-(S&P)·A3(무디스)는 모두 충족한 상태다. 걸림돌이었던 정성 평가 기준, 즉 '시장 접근성 요소'도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올해 초 외국인에 대한 국채 매입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관련 개정을 완료했다. 1992년 도입된 후 30여 년간 시행돼 온 외국인 투자자등록제(IRC)는 지난 6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 12월부터 폐지된다.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와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외환거래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 이 밖에 한국예탁결제원은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와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하기로 하고 이달 말 관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WGBI 편입을 위해) 약속했던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진행 상황을 안내하고 피드백을 받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2%포인트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자본 유출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WGBI 편입은 국내 채권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대외 신인도가 높아져 단기채는 물론 장기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 약 50조~60조원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다. 3년 전 연구 결과라 현시점에서는 유입 자금이 80조~9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고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인상과 금리 하락으로 절감되는 이자 비용은 연간 5000억∼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외자 유입이 늘면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1~6.2%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방인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2021년 10월 WGBI에 편입된 후 11월에만 외국인 국채 신규 매입 규모가 13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며 "다른 사례에서도 지수 편입에 따른 환율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 달 편입을 100% 장담하기는 어렵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찰대상국 등재 후 최종 편입까지 주요국도 보통 2년 소요됐다"며 "통상적인 시간표에 따르면 내년 9월이 유력하지만 (편입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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