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해충퇴치기 인기, 그런데 정말 효과가 있을까?
여름이 되면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신경쓰이는 것이 모기를 포함한 각종 벌레들이다. 여름철 벌레들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해당 제품들의 화학 성분들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떨쳐버리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 사람은 듣지 못하지만 벌레들은 싫어하는 주파수의 “초음파”를 이용해 벌레들을 쫓아낸다는 초음파 벌레퇴치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초음파 벌레퇴치기의 획기적인 해충퇴치법에 의해 매년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찾아보고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초음파 벌레퇴치기의 원리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고 있는 소비자가 없었다. 모기 전문가 고신대 보건환경학과의 이동규 석좌교수는 “초음파 전자모기퇴치기는 초음파를 이용해 벌레를 잡는 박쥐를 피하기 위해 모기가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최소 40년전 부터 판매되어 온 제품”이라며 “하지만 실제로 모기에게는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기관이 없어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랜기간에 걸쳐서 초음파 벌레퇴치기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실질적으로 ‘초음파 해충 퇴치기’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초음파 벌레퇴치기 대표 판매처인 ‘비비딕’에서는 이를 부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들은 최근 ‘초음파 해충 퇴치기’가 효과가 없다고 지식인에 답한 A씨를 고소했다.
초음파 해충 퇴치기 효과없다고 답변했다 고소당한 지식인
그들은 A씨에게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했으며, A씨가 올린 게시물들을 삭제하고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게시물 작성 금지 등의 가처분 소송을 냈다. 비비딕 측의 주장에 따르면 A씨가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제품의 제조업체에 대한 신용과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A씨는 특정 업체를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도 아닌데 이와 같이 소송에 휘말린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A씨는 대학에서 곤충학을 전공했으며, 네이버 지식인에서 곤충류, 해충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10년째 해오고 있다. 그는 ‘초음파 해충 퇴치기’와 관련한 답변을 하면서 미국의 곤충 학회 논문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결정 결과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관련한 연구가 많지 않지만 “미국에선 대농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초음파 해충 퇴치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효과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온 상태”라고 그는 해당 근거들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초음파를 이용한 해충 퇴치기에 대한 효능을 주장하려면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경고를 했으며, 2003년에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해충 퇴치에 효과적이라는 광고 자체를 하지못하도록 금지 처분을 내렸다.
사망여우 해당 사실 공론화, 결국 사과 받아냈다
그리고 지난 24일 이러한 사실을 고발 전문 유튜버 ‘사망여우’가 직접 수행한 실험 영상과 함께 공개했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비딕 초음파 퇴치기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사망여우의 고발로 많은 초음파 퇴치기 판매자들이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지만, ‘비비딕’, ‘캐치큐’ 등의 기업에서는 계속해서 ‘근거’없는 효과를 주장하며 판매를 이어왔다. 심지어 이들은 사망여우가 기업명과 대표자명을 영상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 침해 신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 28일 비비딕은 공식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를 전하며, 상품의 조건없는 환불을 약속하는 공지를 올렸다. 이들은 환불과 더불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공정위에 논란과 관련한 모든 사안을 자진 신고하고, 확실한 근거를 갖추기 전까지는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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