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택배 회사의 노동자들이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하는 '택배 없는 날'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택배 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유통 기업 쿠팡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계속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14일은 택배 없는 날, '13일~15일 3일간 배송 쉰다'... 16일부터 순차적 배송 이뤄져
택배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며, 주 6일 동안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어 휴가를 쉽게 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택배 양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노동자들은 더욱 힘들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택배 노동자들은 과로로 인해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생명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2020년에 고용노동부, 통합물류협회, 민간 택배사들이 협의하여 택배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택배 없는 날'을 도입하였습니다. 매년 8월 14일로 정해져 있으며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로젠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이 영업을 중단합니다.
올해도 '택배 없는 날'을 이어갈 예정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동안은 배송이 이뤄지지 않으며. 12일에 접수된 택배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이 처리될 예정입니다.
11번가는 택배가 없는 날을 고려하여 자사의 독특한 할인 이벤트인 '월간 십일절'을 예정보다 앞당기기로 결정했습니다. 택배가 없는 날을 고려하여 배송 부하를 분산시키기 위해 이번 달은 7일부터 11일까지 '월간 십일절' 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한편, CU와 GS25 편의점은 자체적인 배송망을 활용하는 '반값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서비스는 휴무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수거와 배송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쿠팡의 로켓배송, SSG닷컴의 쓱배송, 그리고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또한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될 예정입니다.
택배 노동자를 위한 '택배 없는 날'에도 불구하고 '쿠팡 노동자'는 계속 일한다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택배 없는 날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정부와 물류 업체들이 노동자들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합의한 택배 없는 날에, 쿠팡과 같은 택배 업체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9일에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서울시 종로구 통합물류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모두가 휴식을 취할 때 함께 휴식해야만 공정한 부담 분담이 가능하다"라며 "정부와 통합물류협회는 쿠팡도 택배 없는 날에 참여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CLS의 경우 다른 택배사와는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며 택배 없는 날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택배업계에서는 외부 택배 기사를 고용하여 휴일에 대비해야 하는데, CLS는 대리점을 통해 백업 기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직영 배송 인력인 '쿠팡친구'도 있어서 택배노동자들은 별도의 비용 없이도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CLS 대리점에서 충분한 백업 기사가 있는 곳은 드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혀 없는 곳도 있다"며 "쿠팡은 물류센터가 연중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주 6일 근무가 기본이며, 평일에도 휴일을 부여하고 주말에도 근무를 요구하는 압박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택배노조가 지난 달 쿠팡 택배노동자 187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여름휴가를 2박 3일 이상 다녀간 응답자는 36%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39.5%가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하지 못한다고 답했는데, 그 중 가장 큰 비율로 45%가 '수행률이 낮아질까봐 걱정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배송 수행률이 떨어지면 계약 해지나 구역 박탈 등의 '클렌징'이 이뤄질 우려가 크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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