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예고’ 게시물 놀이 문화로 변질 위험 “칼찌 챌린지” 밈화까지...칼부림 예고 지도, 안전지대 없다

‘살인 예고’ 게시물 놀이 문화로 변질 위험 “칼찌 챌린지” 밈화까지...칼부림 예고 지도, 안전지대 없다

캐플경제 2023-08-12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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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신림역,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후 '살인예고글' 잇따라 올라와


첫 시작은 신림역 인근이었다. 한 남성이 신림역 근처 도보를 횡단하며 묻지마 흉기난동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가해자를 ‘상남자’라고 칭하며, 이제는 남자들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에 공감할 것이라는 조롱조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결국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은 남녀간의 성갈등으로 번졌고, 일부 남성들이 커뮤니티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아닌 지난 3일, 이번에는 서현역 인근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에서 피해자는 무려 14명으로 범인이 타고 온 차에 치인 피해자가 다섯, 무차별적으로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당한 피해자가 아홉이었다. 

남성만을 대상으로 했던 신림역 사건과 달리, 이번 서현역 사건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나 눈에 띄는데로 닥치는데로 흉기 난동의 피해자가 되었다. 2주 사이에 연달아 일어난 두 건의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온라인 상에서는 ‘살인예고’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온라인의 뉴스기사는 각종 ‘살인 예고’를 조망하는 글들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치 놀이라도 하듯 ‘칼부림 테러’를 예고하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현재까지 예고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글들로 인해 국민들의 공포감은 점차 극단으로 향하고 있다.

경찰들은 수시로 온라인 게시글들을 확인하고, 칼부림 예고 게시자의 검거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흉기 소지 의심자에 대한 검문검색을 예고, 전국에 만 명이 넘는 경찰관과 장갑차를 배치했다.

'칼찌 챌린지' 흉악범죄를 놀이 문화로 변질, 범죄의 심각성 희석 위험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흉악범죄 예고’를 일종의 유행처럼 소비하는 일부 네티즌들이다. 살인예고글을 수사해 검거를 하고보면 단순히 ‘장난’으로 글을 올린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거나, ‘살인 예고’가 떨어진 역에 10대들이 몰려 인증샷을 찍고, 경찰에게 셀카를 요구하는 등 도를 넘는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칼부림 사건을 ‘칼찌 챌린지’라며 희화화하여 소비하는 등, 자칫 묻지마 범죄가 ‘놀이 문화’로 변질되며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추가적인 모방 범죄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챌린지’는 ‘도전 과제’라는 뜻으로 해석되며, 유행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를 따라하는 밈으로 소비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흉기 난동은 아주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는데, 온라인상에서의 밈 용어를 붙인다는 건 일종의 놀이 문화로 변질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면, 희화화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자기방어 차원에서 ‘별거 아니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던 것이 희화화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묻지마 범죄 희화화의 기저에는 ‘불안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칼부림 예고 지도까지 등장, 안전한 곳이 없네


한편 살인예고글이 잇따라 올라오자 사람들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칼부림 예고 지도’를 만들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 일부 회사나 학교에서는 해당 리스트를 직원들과 학생들에게 보내 외출 자제를 부탁하기도 한다. 실제로 칼부림 예고 지도를 본 시민들은 “안전한 곳이 없네. 불금, 주말 외출은 글렀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수정 교수는 “당분간은 살인 예고글을 올린 사람들에 대해 살인예비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제안한다. 현재까지는 게시자들에게 협박죄 혐의를 적용해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고 있다. 하지만 살인예비죄의 적용을 받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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