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농사 공공의 적 ‘결로’…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해결 [新농사직썰-월령가⑩]

온실농사 공공의 적 ‘결로’…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해결 [新농사직썰-월령가⑩]

데일리안 2023-08-03 06:01:00 신고

3줄요약

춘천 토마토 농장 결로 발생률 크게 줄여

모바일 앱으로도 확인 가능…편의성까지 갖춰

노동력 절감・소득 상승 ‘1석2조’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시설과채류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입증되면서 전국 보급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편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시설과채류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입증되면서 전국 보급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편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2 부재는 ‘월령가’로 정했다. 월령가는 ‘달의 순서에 따라 한 해 동안 기후변화나 의식 및 행사 따위를 읆는 노래다. 이번 시리즈가 월령가와 같이 매달 농촌진흥청과 농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나는 ‘新농사직썰-월령가’가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낮과 밤 기온 차가 크면 농작물에 이상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대표적인 것이 토마토와 같은 시설 과채의 결로 문제다. 캠핑을 해본 사람이라면 결로가 습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시설(온실)농사에서 결로는 알면서도 막기 힘든 현상이다. 그만큼 농가에서는 1%라도 결로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쓴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결로 방지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런 농가의 고민을 한방에 해결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결로를 없앨 수 없다면 예방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 시스템 하나로 시설과채류 농가는 노동력 절감과 소득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강원특별자치도 고랭지・고위도 지역은 남부지역 시설과채류 주산지에 비해 야간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큰 지리적・기후적 특성을 활용해 시설(온실)과채류 여름생산이 가능하다.

실제로 강원도 시설재배 면적은 지난 2021년 기준 3224ha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85.6%인 2860ha에서 과채류 생산이 이뤄질 정도로 시설재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온실 중 70%가 단동형 온실이다. 이 중 58%는 가온시설이 없어 보온시설 위주의 소극적인 환경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시설과채류 재배 농가는 일교차가 큰 3~4월과 10~11월 발생하는 ‘결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영식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채소화훼 연구팀장은 “시설 내 결로 발생 원인은 낮은 야간기온과 보온위주의 밀폐된 시설에서 일출 후 급격한 기온 상승과 작물의 증산에 따라 절대습도와 이슬점 상승으로 표면온도가 낮은 부분에 결로가 발생하게 된다”며 “적절한 난방온도 설정 또는 환기를 통한 제습이 이뤄지지 않으면 과실에 결로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영식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채소화훼 연구팀장이 토마토 농가에서 시스템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박영식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채소화훼 연구팀장이 토마토 농가에서 시스템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일교차 심한 계절…과채류 농가는 ‘비상근무’

결로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토마토의 경우 결로로 인한 피해가 심한 농작물 중 하나다. 장마철이나 일교차가 심한 10월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하우스 내부 온도와 외부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물방울이 토마토 표면을 갈라지게 만드는 이른바 ‘열과 현상’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강원도 춘천시에서 55년째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유대희 산천농장 대표는 3600㎡ 연동과 990㎡ 단동 3동 비닐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2기작으로 35t이 넘는 대추형 방울토마토를 생산해 연간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춘천시에서 규모가 제법 큰 산천농장도 결로는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런데 2년 전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시설 과채류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결로를 대응하는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유 대표는 “이전에는 재배사에 나와서 결로는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했는데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으니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토마토 결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편하고 좋다”고 평가했다.

농가에서 이 시스템에 반색하는 이유는 결로가 그만큼 과채류 생산에 치명적인 질병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토마토와 파프리가 등 시설 과채는 특히 심하다. 농가에서는 결로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온도 조절, 환기, 공기 순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이렇게 해도 완벽하게 차단이 어려운 것이 바로 결로인 셈이다.

토마토는 장마철과 일교차가 심한 계절에 결로가 발생해 열과 현상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 좋은 토마토는 그만큼 온도와 습도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토마토는 장마철과 일교차가 심한 계절에 결로가 발생해 열과 현상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 좋은 토마토는 그만큼 온도와 습도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강원도에서 검증 끝났다…이제 전국 보급 초읽기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지난 2년간 결로 방지 모니터링 시스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5월에는 ㈜지농, ㈜한들이엔지와 함께 관련 특허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보급형인 시설과채류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은 강원도 내 단동 시설하우스에서 운영하기에 적합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으로 편리하게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기술원은 지난해부터 ‘결로 방지 스마트팜 통합 제어 시스템’을 도내 시설과채류(토마토, 파프리카 등) 10농장에서 현장실증을 하고 있다. 올해는 시설 내 환경통합제어시스템으로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지난 2년간 실증과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된 시설과채류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내년에 강원도 시설농가에서 전국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박 팀장은 “우리 기술원에서 개발한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 사업화로 특히 봄가을에 많이 발생하는 결로 피해를 방지해 고품질 원예박물 생산과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기술이 전국 토마토 농가에 보급되면 소비자들은 품질 좋은 토마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희 산천농장 대표가 스마트폰 앱으로 토마토 재배사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유대희 산천농장 대표가 스마트폰 앱으로 토마토 재배사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결로, 잡을 수 없다면 예방이 최선

그동안 시설과채류 농가에서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결로를 극복했다. 보편적인 방법은 물을 담은 페트병을 걸어놓고 결로가 발생하면 환기하는 식으로 관리했다. 물병을 재배사에 걸어두고 오전에 온실 안팎의 온도 편차가 클 때 물병에 습기가 맺히는(이슬점) 것을 확인하기 때문에 대응이 늦을 수 밖에 없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수차례 연구한 결과 결로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조기 경보 등으로 미리 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렇게 결로 방지 모니터링 시스템이 탄생하게 됐다. 이 시스템은 재배 환경 정보를 수집・분석해 결로 발생을 예측하고 환경을 제어해 결로 발생을 억제하는 기술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이 시스템으로 생산량이 확 늘었다. 기존 열과로 인해 버리는 과실이 전체 생산량의 20~30% 수준인데 반해 시스템을 가동하고부터 열과율을 5% 아래로 떨어뜨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스마트폰 앱으로 예측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물병을 일일이 확인하던 이전 방식보다 편리해진 것도 농가가 반색하는 이유다. 설치 비용도 기존 네덜란드산은 4000만원을 넘는 고가여서 부담이 컸다. 이 시스템은 1500만원 수준이어서 농가 보급이 수월하다.

박 팀장은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면 결로 발생 정보와 재배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분석해 적절한 재배 환경을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원예작물 품질 개선에 따른 농가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지난해 8월 현장 실증사업으로 시설과채류 결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한 산천농장은 노동력 절감과 소득 향상이라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결로 현상 방지 등 생육 환경 관리는 기본이고, 적시에 유동팬 등을 관리하면서 토마토 열과 발생이 거의 생기지 않고 있다. 품질과 생산성이 좋아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박 팀장은 “농가가 기존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수천만 원으로 매우 크다”며 “향우 중소형 시설아우스에서 운영하기에 적합하고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8월 3일 [新농사직썰-월령가⑪]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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