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파랑새 로고에서 'X'로 변경... "브랜드 가치 수십조 증발"

기존 트위터 로고, 새로운 로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기존의 파랑새 로고에서 'X'로 변경했다. 이로써 파랑새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또한 파격적인 로고 교체로 17년 동안 형성된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가 수십조 증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트위터를 상품결제, 쇼핑, 차량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슈퍼앱'으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곧 트위터 브랜드, 점진적으로는 모든 새들에게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여기서 새는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가리키는 말로, 트위터라는 단어도 새가 지저귄다는 뜻인데, 머스크는 "오늘 밤 충분히 훌륭한 X 로고가 나오면 내일 전 세계에 이를 공개할 것"이라며 깜빡거리는 X의 이미지를 업로드했다. 이외에 다른 추가적인 정보는 현재 없는 상태다.

 

트위터 인수는 슈퍼앱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

출처 : 트위터

앞서 일론 머스크는 작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중국의 위챗을 예로 들며 "트위터 인수는 슈퍼앱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고 언급했다. 위챗은 중국 내에서 사용자 10억 명을 확보한 세계 최대 슈퍼앱이라고 불린다.

모바일 메신저로 시작해 현재는 결제 수단이자 온라인 뱅킹, 쇼핑몰, 커뮤니티 등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능을 모두 갖춘 앱이다. 머스크는 지난 3월에 직원들에게 트위터의 미래 비전을 담은 '트위터 2.0'을 설명하며 "단순히 소셜미디어에서 멈추지 않고, 금융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새 회사인 'X 법인'을 설립하여 트위터 법인을 이 법인과 합병시켰고,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위터를 메시지, 상품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으로 바꾸려는 머스크의 의도가 반영됐다"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슈퍼앱 구상 과정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일론 머스크 슈퍼앱 구상은 과거 그가 창업한 두 번째 회사인 X닷컴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알 수 있다. 그는 첫 창업회사인 인터넷 기반 정보제공 업체인 집 2를 매각한 자금으로 1999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인 X닷컴을 창업했었다.

이 회사는 2년 뒤 사명을 페이팔로 바꿨고, 2002년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 매각됐다. 당시 1억 6500만 달러의 매각대금으로 머스크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설립했다. 이후 2017년 페이팔로부터 X닷컴 도메인을 다시 구매했고, 이때부터 일론 머스크는 슈퍼앱 프로젝트를 구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엔 트위터의 파란새 로고가 사흘 동안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으로 변경된 적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2021년부터 '도지 파더'를 자처하며 이 코인을 자주 언급했던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당시 트위터가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었다. 

 

트위터 슈퍼앱 프로젝트와 머스크의 다른 사업들의 연계 가능성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슈퍼앱 프로젝트와 머스크의 다른 사업들이 연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업을 설립하고 생성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가 "xAI가 트위터, 테슬라와 협업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트위터의 슈퍼앱 개발 과정에 xAI가 관여할 가능성도 열리게 되었다.

빅테크 간의 슈퍼앱 개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앱스토어와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금융결제 서비스를 통해 슈퍼앱과 비슷한 위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슈퍼앱 전략을 추진할 후보로 꼽혔다.

메타는 이달 초 '트위터 대항마'로 불리는 새 SNS 스레드를 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목표가 똑같다고 하는데 IT전문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은 작년 말부터 MS가 쇼핑, 메시지, 웹 검색 등을 모바일 앱에 합친 슈퍼앱 개발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로고 변경에 비판적인 반응

온라인커뮤니티

일부 전문가 및 과거 트위터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로고 변경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케팅 전문가인 벤 파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파괴하는 것이 사업상 현명한 결정인 이유를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과거 트위터 관리자였던 에스더 크로프트 또한 “제품과 브랜드를 파괴하는 기업 자살(Corporate seppuku)로, 새 경영진이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고객 경험에 대한 무시로 비용 절감을 추진하며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 결과 주주 가치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위터에서는 해고당한 직원들은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소송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절반 이상을 해고한 바 있고, 로이더에 따르면 지난 18일 해고 직원 중 일부는 최소 5억 달러의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하이뉴스 / 노영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