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 조끼도 없이 수색시킨 해병대, 물살에 휩쓸려 안타깝게 목숨 잃은 해병(+종합)

구명 조끼도 없이 수색시킨 해병대, 물살에 휩쓸려 안타깝게 목숨 잃은 해병(+종합)

투데이플로우 2023-07-20 23:53:46 신고

3줄요약
뉴스1, 매일신문

20일 경상북도 포항시 해병1사단 김대식회관에서 해병대원 故 채수근 상병의 영정을 마주한 참담하고 참혹한 현장이 펼쳐졌다. 오후 3시경 채 상병의 어머니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내 아들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고 한탄했고, 가슴 아픈 절규가 마당에 울려 퍼졌다.

아들의 영정을 차마 볼 수 없었던 그녀는 자신의 손을 잡고 안타까운 마음을 나눴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위로를 빌었다. 괴로워하는 그녀는 왜 이런 비극이 일어나야 했는지 의문을 품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채 상병의 아버지는 자신의 슬픔과 감정을 억누르며 아내의 곁을 굳건히 지켰다.채상병의 유족들도 장례식장에 도착했고, 입구에 별이 장식된 채상병의 영정을 보고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족들은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눈물을 흘렸다.

군 대표와 정치인 등 일반 조문객들이 참배하러 왔고 빈소에는 각종 단체와 개인의 화환과 깃발이 가득했다. 추모자 중에는 채 상병의 가족과 가까운 이웃 공풍용 씨도 있었다. 감정에 북받친 공 씨는 채병의 어머니에게 생신 선물로 한우를 선물했는데 이제 더는 못 해드려 죄송하다며 꽃을 놓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MBC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김정재 국회의원 등 많은 정치인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채 상병은 지난 19일 경상북도 예천군 내성천에서 수해로 구조작업을 하던 중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해병대는 사후 그를 일병에서 상병으로 승진시켰다. 그의 장례식은 오는 22일 치러질 예정이다.

폭우 피해 지역에서 용감하게 실종자를 수색하다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故 채수근 해병이 사병에서 상병으로 사후 승격됐다. 해병대는 20일 "故 채수근 상병의 승진을 승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병 이상의 진급 여부는 통상 사령관이 결정하는데, 이 경우 해병대 제1사령관의 권한으로 진급을 허가했다.

채 상병은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던 19일 오전 9시경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그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동료 병사들과 함께 '인간 사슬'을 형성해 약 4m 간격으로 일렬로 늘어선 물살을 헤치며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그들에게 제공된 유일한 장비는 부츠였으며 사실상 보호되지 않은 상태였다. 

강바닥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채수근 상병과 다른 두 명의 해병이 물에 빠지는 비극이 닥쳤다. 다른 두 명의 해병이 무사히 헤엄치는 동안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하던 채수근 상병은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가고 말았다.

뉴스1

안타깝게도 당시 그는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시신은 이날 밤 11시 8분쯤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발견됐다. 가슴 아픈 사건에 대해 해병대는 "호우 복구 작전에서 용감하게 임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은해병대의 영령을 빕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한편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에 적극 나섰던 해병대 신속대책본부는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해 작전을 전면 중단했다. 수색 중단 결정은 이날 오후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하다 20살 이병이 숨진 사건에 현장에 출동한 속공대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군은 현장에 배치된 구조장비를 면밀히 평가하고 전사자의 장례 일정을 정한 뒤 수색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내성천 일대에는 상륙돌격장갑차(KAAV) 3대가 초기에 출동했다. 그러나 빠른 유속과 열악한 여건으로 장갑차는 1시간도 안 돼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 소식에 네티즌들은 고가의 장갑차를 사용하다가 급히 철수한 것과 도보로 수색하는 해병대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에 분노를 표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1사단은 장갑차가 배치된 지역과 채수근 상병이 수색하는 지역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들은 채수근 상병이 실종된 장소의 작업 환경이 장갑차 배치 지역과 완전히 동일하게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순직 해병, 소방관 아버지와의 마지막 통화

뉴스1
뉴스1

예천 수해의 여파로 용감하게 실종자를 수색하다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채수근 상병(20)으로 신원이 확인됐다. 그는 전북소방본부에서 27년을 헌신한 의욕적인 소방관의 외아들이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채수근 상병은 전주에서 대학을 다녔다. 하지만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병대 입대를 결심하고 지난 5월 졸업식을 가졌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채수근 상병은 오전 9시 3분 예천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동료들과 함께 수색작업을 하던 중 실종됐다.

57세의 소방관으로 오랜 세월 부지런히 일해 온 그의 아버지는 결혼 후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려 마침내 외아들을 세상에 맞이했다. 60세가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원지방안전센터에서 강한 사명감으로 현역 소방관으로 복무하며 소방당국의 극찬을 받았다.

뉴시스

아들의 사고 소식을 접한 그와 아내는 아들을 보기 위해 필사적으로 전북 남원에서 경북 예천까지 무려 245km를 달려왔다. 아들이 실종된 장소에 도착한 아버지는 해병대 사령관에게 구명조끼가 없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구명조끼 입었냐? 왜 안 입었냐. 너무 중요한 걸 놓친 것 아니냐.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라고 물었다.

그의 옆에 선 아내는 "우리 아들은 착한 아이었다. 외동아들이었다. 어디 있느냐. 못 찾느냐"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안타깝게도 전날 밤 11시 10분쯤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숨진 아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나중에 구급차가 도착하여 아들에게 데려다 주었지만 슬픔에 잠긴 부부는 마주하기가 어려웠다.

채수근 상병은 사건 이틀 전 현직 소방관인 아버지와 짧은 통화를 했다. 마지막 2분간의 통화에서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물을 조심하라고 당부했고, 자신도 모르게 그것이 부자로서의 마지막 대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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