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숨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작업 중단, 중대재해법 조사

숨진 근로자 공장 화재로 휴업하다 5월초 전환배치

노조 '3개월도 안돼 작업 중 사망…안전확보 뒷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 관계자들이 지난 3월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공장 화재참사에 대한 사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일하던 50대 근로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 노동 당국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수사에 나섰다.

대전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는 한국타이어 직원 50대 A씨가 사망한 사고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노동 당국은 현재 대전공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검토 중으로, 한국타이어 측은 전날 야간부터 자체적으로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A씨는 전날 오후 3시 35분께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 1공장 성형공정에서 작업 중 기계설비에 가슴 등이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한국타이어 노사에 따르면 대전 2공장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 3월 화재 피해로 2공장이 전소되자 휴업하다 5월 초 1공장 성형공정으로 전환 배치됐다.

2공장에서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TBR) 성형공정 작업을 해왔지만 전환 배치 후 1공장에서는 승용차용 타이어(PCR) 성형공정 작업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성형공정은 타이어 구성재료를 성형기에 붙여 원통형의 그린타이어를 만드는 과정으로 A씨의 작업은 통상 1인 작업으로, 작업자 4명이 기계설비 3대를 작동·관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 관계자들이 지난 3월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공장 화재참사에 대한 사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A씨가 작업을 충분히 익히기도 전에 무리하게 업무를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사측이 생산 재개에만 혈안이 돼 안전확보는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A씨가 전환 배치에 따른 법정 교육 이수를 완료했고 한 달가량 사수를 배치해 설비 방법 등을 교육하는 등 법적 지침을 준수했다"며 "작업을 중단하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노동·소방당국 등과 이번 주 중으로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작업 당시 장면이 포착된 CCTV 영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사고 목격자와 사측 안전관리자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숨진 근로자의 전환배치 전후 작업 내용과 기계설비 이상 여부를 종합해 안전관리 문제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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