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D-1, 기대감 커지는 금융투자업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D-1, 기대감 커지는 금융투자업계

데일리안 2023-07-11 07:00:00 신고

3줄요약

12일 사전지정운용제도 유예기간 마치고 본격 시행

높은 수익률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에 편의성 내세워

인플레로 적극적 운용 변화 ‘관건’…머니무브 ‘주목’

퇴직연금 이미지. ⓒ연합뉴스 퇴직연금 이미지. ⓒ연합뉴스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본격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은행들로부터 머니무브를 이끌어 올해 400조원 규모로 성장할 퇴직연금 시장에 판도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1년간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본격 시행되면서 증권사들과 운용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는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운용사들은 보다 안정적인 자산 배분형 펀드로 자금을 유치한다는 전략으로 다양한 상품 출시와 함께 편의성을 내세우며 가입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미리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것으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적용 대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높은 수익률과 다양한 상품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나선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7일 설정한 첫 디폴트옵션 고위험 상품 수익률이 연 환산 10.71%를 기록했다며 같은기간 판매된 은행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 금리의 두 배, 현금성 자산의 세 배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고위험·중위험·저위험 등 디폴트옵션 상품 10종을 승인받아 다양한 고객 수요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놓은 상태다. 한국투자증권도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을 5월 말 기준으로 69.9%까지 끌어올리며 수익률 경쟁에서 한 발 앞설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편의성을 강조하며 고객 유치에 나선 증권사들도 있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을 이용한 3분 연금 가입 시스템을 개발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말 투자자들이 디폴트옵션을 보다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했다.

운용사들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최대한 원금 손실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산 배분형 펀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1일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주식형·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중 배당 수익률이 높고 분배 일관성이 우수한 10개 상품으로 구성한 ‘ACE 글로벌인컴TOP10 SOLACTIVE ETF’를 상장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2종, 1종의 ETF자문포트폴리오(EMP)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이러한 업계의 발빠른 행보는 디폴트옵션의 본격 시행으로 그동안 은행이 주도해 온 퇴직연금 시장의 판도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금감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338조1593억원으로 이 중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174조8993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51.72%를 점유하고 있다. 보험(86조5173억원·25.58%)과 증권(76조7427억원·22.69%)을 합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은행들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대다수 근로자가 직장에서 거래하는 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에 자연스레 가입하는 경향이 있었던데다 안정적인 자금 운용 능력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으로 퇴직연금 운용을 통한 수익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목표로 한 디폴트옵션까지 본격 시행되면서 수익성이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는 현실에서 은행 예·적금 등 낮은 이자율의 원리금 상품 위주의 구성으로는 퇴직연금이 노후를 대비하는 자금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때문에 퇴직연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권사들로의 머니 무브가 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2.86%로 전 분기(지난해 4분기) 대비 0.7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보험이 0.37%포인트 오른 2.28%, 은행이 0.59%포인트 오른 2.25%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증권사의 운용 수익률이 높은 상황이다.

또 현재 퇴직연금 가입자는 적립금 중 위험자산 운용 비중이 70%로 제한되지만 디폴트옵션이 적용되면 이같은 위험자산 편입 비중 제한이 없어져 보다 공격적인 운용이 가능해진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은행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증권사의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 1년간의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디폴트옵션의 효과가 당초 기대만큼 발휘되지 않았던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디폴트옵션에도 대부분 원리금이 보장되는 초저위험 상품에만 집중되면서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디폴트옵션에 가입해 적립된 퇴직연금 약 3000억원 중 2544억원은 초저위험 상품으로 유입됐고 고위험 상품으로 들어온 자금은 94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퇴직연금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동안은 안정에 보다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라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요동쳤던 금리도 점차 안정화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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