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3 재건축 설계전쟁 '거주 편의성'이 좌우

압구정3 재건축 설계전쟁 '거주 편의성'이 좌우

아이뉴스24 2023-07-11 05:10:02 신고

3줄요약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금 용적률을 놓고 말들이 많은데, 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두 설계회사가 제시한 조성계획을 갖고 판단하면 어떨까 싶어요. 이를테면 공공보행통로를 어떻게 설치할 것이냐, 또는 동 배치 계획은 어떤 것이 나으냐 같은 요소를 비교해보면 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서울시가 한강변 주거의 패러다임을 바꿀 압구정 2~5구역 재건축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을 확정 발표한 10일, 압구정3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오는 15일로 예정된 설계회사 공모결과에 관심을 갖고 여러 대화가 오갔다. 조합원들은 용적률이 자산가치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면서도 단지 내 설계가 재건축 이후 거주의 질을 좌우할 요소라는 점에서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압구정3구역 설계 공모에 참여한 희림건축 홍보관을 찾은 조합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설계회사 공모에 출사표를 던진 곳은 희림건축과 해안건축. 건축설계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경쟁자로서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는 희림이 용적률 360% 적용한 설계안을 내놓은 후 해안은 300%가 넘지 않는 용적률로 경쟁해야 한다며 홍보관을 폐쇄하는 조치를 하는 등 특단 대응으로 맞서는 형국에서 여실히 읽을 수 있다.

압구정 신통기획 재건축 구역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인 데다 핵심입지라는 점에서 시공사 선정에 앞서 설계사 선정 절차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설계업계는 300억원에 이르는 용역비가 오랜만에 나오는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어느 설계사가 어떤 장점을 인정받아 결국 수주하느냐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공보행통로 관련 '해안의 설계안(왼쪽)'과 '희림의 설계안'. [사진=각 사]

조합원들이 설계 품질 분야에서 관심을 갖는 부분을 몇가지로 분류해 보면, 단지 내 상징적 시설물로 거론되는 '공공보행통로'와 동과 편의시설 배치 등에 따른 '프라이버시' 등으로 요약된다.

공공보행통로는 누구나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단지를 가로지르도록 설계하라는 핵심 시설 중 하나다. 해안은 지하철 압구정역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공공보행통로를 지하 3층에 조성, 단지 정중앙을 관통하게끔 했다. 또 이곳에 조합원 상가가 들어서도록 구상했다.

희림의 설계안을 보면 공공보행통로를 동호대교 논현로변 지상에 우회 설치한다. 추가 공사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입주민의 영역을 침범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분리, 누구나 보행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희림은 지하철 압구정역 7번 출구를 별도로 추진해 우회도로와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해안건축이 제안한 압구정3구역 주동평면도와 모형사진. [사진=아이뉴스24DB]

이에 대해 한 조합원은 "기부채납으로 조성되는 공공보행통로이기 때문에 24시간 오픈돼 있어야 하는데, 지하3층으로 단지 내를 관통하게 하면 범죄 발생 우려가 있을 수 있고 입주민의 사적 영역이 침해받을 수 있는 문제도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동 배치 등에서 프라이버시 사안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해안은 한 개 층에 8가구가 들어서도록 하고 엘리베이터를 9대(1가구당 1.1대)로 하는 배치를 선보였는데, 이는 많은 입주민들이 출퇴근 등 번잡한 시간대에 더욱 붐비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와 달리 희림은 한 개 층에 2가구가 엘리베이터 3대(1가구당 1.5대)를 공유하도록 해 공용 공간에서의 혼잡도를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희림컨소시엄이 제안한 압구정3구역 주동평면도. [사진=아이뉴스24DB]

또 해안 설계안은 같은 동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두 가구의 거실과 거실 사이가 5m에 불과하게 함으로써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나왔다. 전면 커튼월(외관 전면 유리 마감) 방식을 택했는데, 이로인해 내부가 고스란히 드러날 우려마저 제기됐다.

한 조합원은 "주택의 배치설계를 들여다 보면 거실과 안방이 맞닿아 있어 실내를 안 보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눈이 갈 것 같다"며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설치하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거실이나 안방은 사용해야 하는 공간이어서 옆집 뿐만 아니라 위아래층을 훓어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설계회사를 선택하면 제시한대로 건축공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면서 "용적률을 최대한 얼마나 확보할 것이냐의 사안도 중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재건축 이후 거주의 편의성이나 프라이버시 등의 사안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희림과 해안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압구정3구역의 최종 적격 설계업체는 오는 15일 조합 총회를 통해 발표된다. 해당 구역의 설계용역비는 3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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