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계획대로 되지 못하고, 개편으로 사실상 폐지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의 분양가를 정할 때 일정한 건축비에 택지비를 더한 분양가를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건물을 분양하게 하는 분양가 상한제는 2005년 3월 도입되었다. 서민들에게 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제공할 수 있게 하기위한 정책이었지만, 투기 목적의 구매자가 늘고 건물 자제의 질이 낮아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2022년 5월 분양가상한제의 개편이 이뤄지며 규제가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사와 조합들의 ‘옵션 장사’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는 유상 옵션에 더해서 중도금 이자 후불제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소비자들이 건물을 분양받기 위해서는 표시된 분양가에 비해 적게는 수천 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까지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과도하게 세밀한 유상 옵션 장사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 전용면적 84m2의 최고 분양가는 10억 1200만 원이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분양가이지만 이런 저런 옵션비와 중도금 이자 등을 더하면 11억 원이 훌쩍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3.3%의 취득세까지 고려하다면 12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수분양자가 부담해야 한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는 발코니 확장, 현관 중문, 바닥 마감재, 붙박이장, 시스템 에어컨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설정되어 있다. 그 결과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 약 8400만 원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실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옵션 끼워 팔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소비자들에게 옵션을 판매하는 방법에는 황당한 조건도 붙어있다. 발코니 확장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다른 옵션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분양자 대부분이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지만 이러한 제약을 둔 점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하지만 이런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특별공급 시 평균 경쟁률은 17대 1로 기록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분양을 원하는 모습이다.
서울 동대문고의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역시 기본 분양가 8억 4700만 원에 옵션비가 5435만 원이 붙어있다.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퍼스비엘은 10억 7900만 원 기본 분양가에 5084만 원의 옵션비가 붙어있다. 심지어 이곳은 유상 옵션에 싱크대 수도꼭지, 양변기, 세면기, 세면기와 욕조의 수도꼭지까지 포함시켜놓아 황당함을 불러 일으킨다.
그 외의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이나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 역시 풀옵션으로 구입할 경우 1억이 넘는 금액이 들어가게 된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도 공사비 보전 위해 옵션 장사 계속돼
원래 유상 옵션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조합들이 수익의 보전이 어려워져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없어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 보았지만, 공사비고 높아지고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유상 옵션 항목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높은 유상 옵션 비용이 수분양자 입장에서 곤란한 점은 이는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으면서도, 취득세 산정 시에는 집값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처음 계획했던 것에 비하여 지출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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