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선비들까지 극찬했다"...한양 양반들이 즐겼던 여름 휴가지의 정체

"조선시대 선비들까지 극찬했다"...한양 양반들이 즐겼던 여름 휴가지의 정체

여행톡톡 2023-07-08 21:30:00 신고

3줄요약
 
SBS

조선의 선비들은 어디에서 무더위를 이겨냈을까요. 한양도성 안쪽에 그 답이 있었습니다. 인왕산에서 발원해 세종마을(서촌)을 지나 청계천으로 흘러드는 옥류동천이 바로 그곳에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모습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서

울 시내를 현대적으로 개발하며 하천을 지하에 두고 아스팔트로 덮었기 때문입니다. 상류의 계곡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조선의 선비들이 극찬한 그곳, 서울 수성동계곡

한국관광공사

조선시대 왕족과 사대부 등 양반이 더위를 날리기 위해 자주 찾은곳의 정체는 인왕산 수성동계곡(서울기념물)입니다.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뒤로는 인왕산이, 앞으로는 저택과 경복궁이 펼쳐지는 명승지였습니다. 조선의 대표 화가 겸재 정선이 《장동팔경첩》에 '수성동'을 남겼을 정도입니다. 어디 그뿐일까. 19세기 학자 유본예가 한양의 관청과 궁궐, 명승지를 한데 묶어 소개한 《한경지략》이나, 작가 불명의 지리서 《동국여지비고》 등에도 수성동계곡이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며 극찬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선비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지인과 담소를 나눌 때, 혹은 책을 읽기 위해 수성동계곡을 찾았습니다. 그들은 계곡물 소리를 특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추사 김정희도 비 내리는 날 수성동계곡의 물소리를 듣고 시를 썼습니다. 수성동(水聲洞)이라는 이름 또한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이라는 뜻입니다. 현재는 건천으로 평소에 물이 흐르지 않는데, 많은 비가 내린 뒤에는 수성동계곡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성동계곡 한쪽 구석에 남은 옥인시범아파트 구조물/ 한국관광공사
수성동계곡 한쪽 구석에 남은 옥인시범아파트 구조물/ 한국관광공사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도 한때 제 모습을 잃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1971년에 계곡 일부가 메워지고 옥인시범아파트가 건립되었던 것. 전쟁 이후 10여 년간 서울의 인구가 폭증하면서 무허가 판잣집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특별시에서는 1960년대 말부터 판잣집을 헐고 시민아파트를 서울에 여러 곳 지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옥인시범아파트였습니다. 이때 기린교에도 시멘트가 발라지고 난간이 설치되는 등 경관이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옥인시범 아파트 철거 전(왼쪽) 모습과 수송동 계곡 복원 후 모습(오른쪽).
옥인시범 아파트 철거 전(왼쪽) 모습과 수송동 계곡 복원 후 모습(오른쪽).

당시 시대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아파트가 역사적 현장을 훼손하고 경치를 해치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아파트도 노후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특별시에서는 2008년 2월부터 옥인시범아파트를 철거하면서 1060억 원을 들여 수성동 계곡 복원 사업을 진행해 지금의 풍경으로 돌아왔습니다.

필운대로에서 옥인길을 따라 쭉 걸어 들어가면 수성동계곡을 만날수 있습니다. 한양도성 인왕 구간을 걷는 중이라면 인왕산공원으로 내려와도 계곡 위쪽에 닿습니다. 복원된 수성동계곡은 약 190m로 길지 않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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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동계곡은 지역 문화재로 관리합니다. 앞서 언급한 기린교를 비롯해 안평대군이 살던 집으로 추정되는 비해당 터 등이 계곡 내에 자리합니다. 기린교는 길이 3.8m 장대석 두 개를 붙여 만들었습니다. 한양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이며, 통돌로 만든 가장 긴 다리입니다. 기린교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수성동계곡 복원 사업도 요원했을 테니, 그 중요성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주변 풍경만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와...​​​​​​​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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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물놀이하기 쉬운 곳은 아닙니다. 발을 겨우 적실 만큼 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너른 바위에 자리를 펴고 앉아 푹 쉬었다 갈 수 있으니까. 수성동계곡 바위에서 시를 읊고 노래 부르던 선조들처럼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겨봅시다.

수성동계곡은 주변 풍경만으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계곡 양옆의 산책로를 따라 걸어봅시다. 수종이 다양한 식물이 작은 숲을 이룹니다. 이왕이면 인왕산자락길까지 둘러봅시다. 청운공원부터 수성동계곡, 사직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2.5km 무장애 탐방로가 조성됐습니다. 인왕산자락길 중간 지점에 있는 전망대에서 서울의 전망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수성동계곡 인근에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에 형성된 세종마을입니다. 북촌과 마찬가지로 조선 시대에 왕족, 사대부, 중인이 거주하던 지역입니다. 1920년대쯤부터 몰락한 사대부의 저택이 철거된 자리에 'ㅁ 자형' 도시 한옥이 대규모로 들어섰는데, 그 모습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도시 한옥은 여전히 주민의 삶터입니다. 최근 세종마을 곳곳에 도시 한옥을 개량한 숙소와 식당, 카페, 편집 숍 등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복잡한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둘러봅시다. 보물 같은 공간을 발견할 것입니다.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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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일반에 개방한 청와대는 종로구 일대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방문하면 춘추관부터 청와대 본관, 대통령 관저, 영빈관, 상춘재 등 시설을 대부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조경이 잘된 대정원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녹지원에서 열리는 공연을 감상해도 좋습니다.

 

조용한 궁궐을 찾는다면 경희궁(사적)을 추천합니다. 다른 궁궐보다 관람객이 적어, 조선의 왕궁을 고즈넉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동 179-1외 8필지

 

○ 문의 전화

- 종로구청 도시녹지과(수성동계곡) 02)2148-2836

- 청와대개방행사안내센터 1522-7760

- 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 02)724-0274

 

○ 대중교통 정보

[버스]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경복궁역 정류장에서 종로09번 버스 이용, 수성동계곡 정류장 하차, 도보 약 140m.

* 문의 :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 주변 볼거리

서울역사박물관, 광화문광장, 인왕산, 경복궁, 청와대, 세종마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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