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이어 밀가루까지... 가격 하락 요구에 업계 반응 "난감"
지난 18일에 추경호 부총리가 한 방송에 출연하여,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라 라면 가격도 하락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 발언 이후, 산림축산식품부는 일주일 만에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국내 10여 개의 제분 업체에 '26일 업계 간담회 개최'와 관련한 공문을 보냈습니다.
정부는 국제 밀 가격 하락으로 인해 라면과 원재료 가격도 하락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더라도 밀가루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고려 사항이 많다고 주장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에 국내 주요 제분업체와의 간담회를 개최하여 밀 국제 가격 동향, 업계 현안, 건의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참석을 요청한 업체는 약 10개 정도이며, 구체적인 대상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입니다. 정부와 업계 모두 이번 간담회의 목적이 당장 밀가루 가격을 낮추기 위한 합의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재료인 밀의 변동 추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가격 인하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아직 가격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업급했으며 삼양사 역시 "현재 가격 인하와 관련된 언급은 조심스럽다"라며 간담회에서 의논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라면 업계도 국제 밀 시세만을 기반으로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것은 어려워 난감한 상황이라고 반응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외에도 라면의 다른 원료인 전분, 농산물, 에너지 등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라며 "작년에 제품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데 정부의 가격 인하 요구가 계속되면 큰 고민이 된다"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이번 달 국제 밀 평균 가격은 소맥(SRW·연질밀) 기준으로 톤당 239달러로 기록되어, 작년 5월의 419달러 대비 약 43% 하락하였습니다.
파스타를 주식으로 하는 유럽인들, '파스타 가격 폭등'에 불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연합(EU) 통계청 자료를 인용하여 21일에 유럽 각지에서 스파게티, 푸실리 등을 포함한 파스타 가격이 상당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을 기준으로 헝가리에서는 파스타 가격이 전년 대비 46.7% 상승하였습니다. 이탈리아는 매년 국민 1인당 약 23kg의 파스타를 소비하며, 매일 약 60%의 국민이 파스타를 섭취하는데, 같은 기간 파스타 가격이 15.7% 상승하였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도 파스타 가격이 각각 27.6%, 21.8%, 21.4% 상승하였습니다.
파스타 제조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즉시 낮출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탈리아의 대형 파스타 생산업체인 라몰리사나의 CEO인 주세페 페로는 "기업들이 최고가에 원재료를 구매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해당 재고가 앞으로 3~4개월 내에 소진될 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탈리아식품파스타연합의 사무총장인 루이지 크리스티아노 로렌자는 기업들이 여전히 비싼 에너지, 물류, 포장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밀 가격 하락이 제품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생산 비용이 제품 가격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라며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소비자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Copyright ⓒ 캐플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