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베트남서 생일 맞은 이재용…삼성 둘러싼 산적한 과제에 '심란'

[초점] 베트남서 생일 맞은 이재용…삼성 둘러싼 산적한 과제에 '심란'

아이뉴스24 2023-06-23 07:49: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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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3일 베트남에서 만 55세 생일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지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이달 '신경영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에 유례 없는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동행 기간 중 베트남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을 지 관심이 쏠린다.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날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4일까지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에 함께 한다. 이 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24곳, 중견기업 28곳, 중소기업 138곳, 경제단체 6곳, 협회·조합 6곳, 공기업 3곳 등 총 205곳으로 구성됐다.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다.

◆ 代 이은 베트남 사랑…尹과 방문 후 추가 투자 내놓을지 '관심'

재계에선 베트남이 중국, 미국에 이은 3대 교역국인 데다 한국의 핵심 경협 파트너로 부상한 만큼, 4대 그룹 총수들이 현지 정·재계 관계자를 두루 만나며 원활한 공급망 구축과 미래 산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베트남 정부·기업과 가장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는 이 회장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가장 주목된다. 이 회장이 베트남을 찾는 것은 지난해 12월 하노이 소재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베트남을 방문한 이래 꾸준히 베트남에 들러 현지 사업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특히 총 2억2천만 달러(약 2천830억원)가 투입된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이 회장이 이례적으로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목 받았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윤 대통령과의 일정이 끝난 후에도 베트남에 좀 더 머무르며 현지 사업장 점검에 나설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 타이응우옌에서 스마트폰 물량 절반 이상을 생산할 뿐 아니라 호찌민에서 TV, 가전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 전자 계열사도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모듈 등 주요 제품들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휴대전화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가능성이 있다"며 "베트남 정부와도 현지 투자와 생산 물량 등에 대해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수원서 머리 맞댄 삼성 임직원…하반기 실적 개선 '안갯속'

이처럼 이 회장이 베트남에서 '세일즈 외교'에 집중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위기가 감돌고 있다는 점에서 생일날에도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일 시작해 23일까지 이어진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경기 침체 속 실적 악화에 따른 비상대책이 논의됐고, 이날 보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천931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치인 2천665억원에서 더 줄었다.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사업부문장 주재로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진행되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사업부문별로 삼성전자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 동력 방안과 새로운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이번엔 국내외 임원급 230여 명이 온·오프라인 형태로 참석해 최근 시장 여건과 기술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뒤 영업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전체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 글로벌 경영 환경 역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회의 기간 내내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던 것으로 안다"며 "하반기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더 안좋을 것이란 예상 속에 매출 목표치를 어떻게 달성해 나갈지를 두고 각 사업 부문에서 많이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 사업부별로 하반기 목표치를 다소 의욕적으로 잡았으나, 미국 경기가 아직 좋지 않은 데다 유럽 시장도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많은 위기 의식을 느낀 듯 하다"며 "상반기엔 실적이 부진하다가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주요 지표들이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동률 조정, 수익성 제고 등 체질 개선에 어떻게 나설 지를 좀 더 집중해서 살펴본 듯 하다"고 밝혔다.

◆ 생일날도 계속된 재판…끝나지 않는 '사법 리스크'에 발목

국내에선 사법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고민 거리다. 베트남에 머물고 있는 이 회장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날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된다. 이 재판은 2020년 9월 기소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에서 햇수로 4년째 맡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 합병 혐의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더구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에서 한국 정부가 약 1천300억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판정 결과가 공개된 후 불편한 마음은 더 가중됐다. 일각에선 소송의 계기가 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책임자들에게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회장을 저격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연루된 후 두 번이나 옥중생일을 맞는 등 매년 우울한 생일을 맞고 있다"며 "사법 리스크로 이 회장의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이 저하되면서 최근의 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다변화에 따라 삼성이 복합적인 도전에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며 "베트남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고 아버지인 이 선대회장처럼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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