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KAIST가 생명과학과 전상용·조병관 교수 공동연구팀이 경구투여 시 염증성 장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된 대식세포를 표적할 수 있는 키토산-빌리루빈(Bilirubin)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빌리루빈은 헤모글로빈이 분해될 때 나오는 물질로 염증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에 강력한 환원력을 가진다. 이로 인해 항염증성 효과가 탁월해 약물 개발로의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빌리루빈 자체의 소수성 특성에 의해 임상 단계에서의 직접적인 활용이 어렵다.
연구팀은 빌리루빈을 체내, 특히 경구투여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점막부착성과 수용성 성질을 동시에 지니는 저분자량 수용성 키토산과 결합해 키토산-빌리루빈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키토산-빌리루빈 나노입자는 기존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비스테로이드 계열 항염증 약물 중 하나인 아미노살리실리산 대비 탁월한 장 기능 정상화 효과를 보였다.
경구투여 시 점막층과의 정전기적 인력으로 장벽 안으로 흡수돼 기존 경구용 치료제 대비 강력한 점막 부착성을 보였다. 또 염증성 대식세포에 의해 흡수되며 이들의 활성을 저해시켜 염증성 장 질환의 주요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활성 산소종 분비를 줄이고, 염증성 조력 Th17 세포 대비 면역 조절 T세포 비율을 조절해 망가진 장내 면역 항상성을 되돌리는 효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키토산-빌리루빈 나노입자가 장내 흡수 시 염증에 의해 유발되는 장내 미생물 패턴 변화를 막아 염증성 박테리아 중 하나인 ‘튜리시박터’의 증식을 억제하며, 세 가지 핵심 유산균인 ‘서터렐라’, ‘오실로스피라’, ‘락토바실러스’의 수를 유지하는 효능을 동물 실험을 통해 밝혔다. 이를 통해 해당 나노입자가 단순히 염증만 저해하는 기존 치료제를 뛰어넘는 우수한 나노 의약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단순히 염증만 저해하는 기존 치료법을 뛰어넘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효과적으로 조절 및 무너진 면역반응을 정상화하는 우수한 나노의약으로 개발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라며 “이로써 나노입자 기반의 장 질환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사업(종양·염증 미세환경 표적 및 감응형 정밀 바이오-나노메디신 연구단)’ 및 대한민국 ‘바이오 위대한 도전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진으로는 KAIST 생명과학과 아피아 박사과정생·신종오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나노-재료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ACS 나노’ 5월 25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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