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형서, 잠겨 죽어도 좋으니 밀려오라 [칸 리포트]

배우 김형서, 잠겨 죽어도 좋으니 밀려오라 [칸 리포트]

데일리안 2023-05-26 09: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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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는 페인터, 배우는 도화지"

비비가 배우 김형서로 제대로 스위치를 켰다. '화란'으로 칸 영화제에 입성한 배우 김형서는 모든 것이 신기하다. 자신이 연기를 했다는 것도, 칸을 밟고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 선다는 것도 꿈만 같다. 겸손하지만 발랄한 매력이 가득한, 그러면서도 배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배우 김형서를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호텔 그레이 달비옹 살롱에서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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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비에게서 배우의 가능성을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은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다. 한재덕 대표는 SBS '더 팬'에 출연해 '편지'를 부르는 비비의 모습을 보고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뭘 해도 될 인물"이라고 김형서를 주목한 이유를 밝혔다.

"한재덕 대표님과 저희 회사 직원이 아는 사이셔서 오디션 제안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벌크'라는 다른 작품 오디션을 봤었는데 김창훈 감독님이 보고 싶다고 해서 만나게 됐고, 합류하게 됐어요."

김형서가 '화란'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자신이 연기한 하얀 보다는 연규가 가진 아픔을 꿰뚫어봤기 때문이다. 동질감과 연민을 느낀 연규를 위해 연기를 하고 싶었다.

"저는 하얀이라는 캐릭터보다 연규에 더 빠졌어요. 안쓰럽고 나 자신을 불쌍하는 생각하는 마음을 보는데 동질감이 느껴졌어요. 만약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값진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대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는 김형서는 캐릭터를 분석하고 상대방과 대화를 나눈 후 카메라가 돌아가면 본능과 감각에 자신을 맡긴다. 김형서는 그렇게 하얀이가 되어갔다.

"거의 첫 작품이라고 봐도 무관해요. (홍) 사빈 오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정말 남매처럼 맨날 카톡 하면서 '이렇게 해도 되겠냐'라고 만들어나갔죠. 촬영 전 10번은 만난 것 같아요. 둘이 대본을 보고 캐릭터를 분석해서 이미 촬영 들어갔을 땐 연극을 해도 됐을 정도로 다 외운 상태였어요.(웃음) 저는 사실 하얀이를 조금 노는 친구처럼 해석했어요.(웃음) 그런데 감독님은 '하얀이는 올 곧는 아이야. 쓰레기 통에 있어서 쓰레기를 팔 수 밖에 없지만, 굉장히 바르고 생각 있는 친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캐릭터 방향을 그쪽에 맞춰서 분석해나갔어요. 하얀이라는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엄청 공감할 순 없었지만 연규 입장에서 하얀이가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소망을 담아서 연기했죠."

배우로서 필요한 소양과 기술은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배우고 있다. '화란' 역시 김형서에게 배움의 장이었다.

"(송)중기 선배님은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요. 오빠에게는 인간적인 면들에 대해 배웠어요. 현장에서 감독님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고 스태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이요. 기술적인 면들은 정만식 선배님과 사빈 오빠에게 배웠어요."

그가 비비와 김형서로 보여줄 수 있는 면모들은 확연히 구분되어 있다. 스스로도 영역을 나눠 활동하려 한다. 한 예로 비비일 땐 트레이드 마크인 눈 밑에 두 개의 점을 찍는다면 배우 김형서의 얼굴엔 비비의 트레이드 마크는 제거한다.

"배우 일 땐 도화지 같은 사람이 되려고 해요. 저는 항상 나 자신에게 물감을 칠하고 보여주는 페인터였다면, 배우는 다른 사람이 나를 색칠하도록 하는 거죠. 배우 김형서는 도화지 역할을 하는 사람인 거죠."

음악과 예술이 자신의 탈출구라는 김형서. 가수든 배우든, 무엇도 놓칠 생각은 없다. 그의 '파도' 가사처럼 끼와 재능에 잠겨 죽어도 좋으니 밀려와주길 바란다.

"음악과 예술은 저에게 탈출구였어요. 평소에 하지 못한 말들이나 평소에 하는 생각을 아름다운 걸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랑스럽고 행복한 것들을 보여주는 건 너무 쉬워요. 내 안에 어둡고 아픈 걸 아름답게 보여주는 게 예술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음악들을 만들어왔어요. 이번에 나오는 앨범도 기대해 주세요. 배우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현재 들어오는 배역들이 주로 제 정신이 아닌 애, 나쁜 애, 보스 등이더라고요. 제가 그런 이미지인가 봐요. 하하. 그런데 저는 보통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다른 분들께서 그게 제일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음, 그리고 요즘은 글을 쓰고 연출해 보고 싶단 생각도 해요. 그런데 제가 글 솜씨가 없더라고요. 하하. 일단 열심히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머릿 속에 있는 걸 만들고 싶은 열망이 있어요. 아직은 생각 중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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