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못 버텨"... 줄줄이 폐업하는 착한 식당, 심지어 다들 눈물 흘린 행동까지 했다

"이제 더 이상 못 버텨"... 줄줄이 폐업하는 착한 식당, 심지어 다들 눈물 흘린 행동까지 했다

케이데일리 2023-01-25 11:24: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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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착한식당을 24년 동안 운영 중인 김희순씨가 한 행동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기자와 만난 김씨는 "5000원이었던 삼겹살 가격을 두세 번에 걸쳐 8000원으로 인상했다"며 "김치도 국내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최근 중국산으로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김씨의 가게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착한가격업소’입니다. 착한가격업소는 지역의 평균 가격 미만의 품목을 팔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서울의 한 재래시장 서울의 한 재래시장

김씨는 상추, 깻잎 등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채솟값도 부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상추 가격이 2배 이상은 뛴 것 같다"며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에 특히 가격이 비싸다"고 덧붙였습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4일 기준 상추 4㎏의 도매가격은 2만3660원으로 한 달 전 2만1432원보다 2228원이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깻잎 2㎏도 3만2184원에서 4만1640원으로 약 1만원가량 비싸졌습니다. 

김씨는 착한가격업소라는 이미지 때문에 가격을 많이 올릴 수도 없다고 푸념했습니다.

김씨는 "가게에서 가장 비싼 갈비살도 1만원"이라며 "가끔 손님들은 가격이 너무 싸다며 다른 데는 수입산 고기도 1만원이 넘는다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금천구의 한 국숫집을 운영 중인 신동열씨(61)는 "칼국수 가격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며 "멸치, 밀가루부터 국내산 김치까지 안 오른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서을 한 마트 내부 서을 한 마트 내부

신씨는 "국내산 김치 10㎏의 경우 도매가가 2만8000원이었는데 지금은 3만1000~3만3000원으로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1000원을 올렸기 때문에 당분간은 손님들을 위해 이 가격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권의 착한가격업소들도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강남구의 한 중식당은 짜장면 가격을 45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사장 이모씨(42)는 "재료비 말고도 전기료, 인건비 등 모든 게 오른 상황"이라며 "어느 것 하나가 올라 반영을 했다기보다는 모든 식재료 등이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칼국수 집 메뉴판

이씨는 식당 주변에 사무실이 많아 가격을 조금 올렸다고 해서 특별하게 사람이 줄었다고 느끼진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강남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여전히 다른 곳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들 이야기하긴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한식집은 통돼지두루치기 가격을 9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정말 버티기 힘든 메뉴의 경우에만 한두 개 인상하고, 차돌된장찌개와 비빔밥 등은 모두 이전과 동일하게 7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중 5% 내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출액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식재료비, 공공요금 등 인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요금 감면 등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인천 소재 착한 식당 인천 소재 착한 식당

한편, 소비자들은 착한가격업소를 등록·운영하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관리 소홀에 대한 불만도 나옵니다. 일부 가게들은 고물가로 음식과 서비스 가격을 올렸습니다. 

또 경영난으로 폐업하거나 업체명을 변경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동구 소재 손칼국숫집의 경우 전화를 걸면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나오지만 여전히 홈페이지에 착한가격업소로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광진구의 한 미용실은 서비스 가격이 노인들에게만 적용됐지만, 이렇다 할 안내는 없었습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정부가 지정하는 식당이 실제 가격과 다르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로 비칠 수 있고, 향후 정부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지정 업소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간 소비자 물가 오른 충격적인 수치

천안 재래시장 천안 재래시장

지난해 한국의 연간 소비자물가가 지난해에 견줘 5% 넘게 뛰며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물가상승률도 5%에 이르며 당분간 공공요금 중심의 물가 고공 행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2022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07.71(2020년=100)로 2021년보다 5.1% 올랐습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폭입니다.

국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를 기록하고 지난 2021년 2.5%로 확대됐습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확대 등으로 물가 오름폭이 지난해의 갑절로 커졌습니다.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이 6.9% 오르며 전체 물가를 3.14%포인트 밀어올렸습니다. 

석유류 가격은 22.2% 뛰며 1998년(33.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외식 등 개인 서비스와 전기·수도·가스 요금도 각각 5.4%, 12.6% 상승하며 물가를 2%포인트 남짓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외식 물가가 7.7% 뜀박질하며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최대 오름폭을 보였습니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3.8% 오르며 지난해(8.7%)보다 상승률이 둔화했습니다.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았습니다. 계절 변화나 일시적인 수급 충격 등으로 가격이 들쭉날쭉한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올해 4.1% 오르며 2008년(4.3%)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반영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3.6% 올랐습니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 144개 가격을 조사한 생활물가 지수는 전년 대비 6% 상승했습니다. 이 역시 1998년(11.1%)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달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 올랐습니다. 

상승률은 지난달과 같습니다. 월별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5%대를 웃돌고 있습니다.

다만 오름폭은 7월 6.3%로 연중 최고치를 찍고 8월 5.7%, 9월 5.6%, 10월 5.7%, 11월과 12월 5%로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12월 가공식품은 전년 대비 10.3% 올라 2009년 4월(11.1%)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전기·수도·가스 요금도 23.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77%포인트 상승 견인했습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의 오름세가 확대됐지만, 외식 중심의 개인 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며 지난해 11월 과 같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 물가는 내년 초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며 “유가 추이, 중국의 방역 조치 완화 및 코로나19 재확산 양상 등 물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 등이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오른게 하나도 없다", "난방비 폭탄에 이젠 밥상도", "착한 식당은 지원해줘라", "우리는 이제 뭐 먹고사나"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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