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학폭 내용에 시청자들 공분
SNS “현실과 다르지 않아” 공유
처벌 수위의 한계도 공감 이끌어
사적복수 정당성 대해선 논란도
●“학폭의 심각성 알린 계기”
‘더 글로리’는 고교 시절 심각한 학폭에 시달린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아역 정지소)이 초등교사가 돼 학폭 가해자들에게 복수해가는 내용이다. 드라마는 학폭의 잔인성을 드러내고자 주동자인 박연진(임지연·아역 신예은)이 ‘고데기’라 불리는 전기 머리인두기로 문동은의 피부를 지지는 등 수위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또 박연진 일행이 아무 잘못 없는 문동은을 단순히 학생 간의 계급을 공고히 만들기 위해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극중 학폭 내용에 공분을 느낀 시청자들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슷한 사례들과 처벌 상황을 공유하면서 “현실도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며 관련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대중매체 디사이더 등도 “문동은이 겪은 일이 단순한 괴롭힘이 아닌 전면 폭행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학폭 소재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조정실 회장은 4일 스포츠동아에 “드라마가 학폭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피해자 회복의 필요성도 강조한다”며 변화에 대한 반가움을 드러냈다. 다만 “복수 이야기가 부각돼 피해자가 왜곡된 시선으로 비칠까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왜 송혜교가 직접 복수했는지 주목”
자연스럽게 사적복수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법적처벌을 생략한 채 사적으로 복수를 하는 캐릭터가 자칫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이에 대해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사적복수가 해결책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 즉 사법체계의 맹점에 주목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폭의 처벌 수위에 한계가 따른다는 점이 드라마의 메시지에 힘을 싣는다. 법무법인 광야 선종문 대표변호사는 “성범죄, 갈취, 공갈 등의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학폭 가해자가 형사처분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출석정지(정학), 전학 등에 그친다”며 “처벌 수위가 이전보다 올라간 경향은 있지만 양·질적으로 부족한 점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도 “사적복수를 결코 옹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문동은이 가진 철학(사적복수)의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할 수 있는 성인이 드라마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 19세 이상 관람등급을 걸었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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