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의 화재로 3명이 숨지며 세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29건이며, 발생 건수는 2017년 13건에서 지난해 22건으로 증가했다.
통상 전기차는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1000도 넘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 화재 진압에 7시간 이상이 걸린다. 한번 불이 붙으면 소화기로도 꺼지지 않아 인명피해가 크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공급업체와 부품, 디자인 등을 다수 공유하고 있어 특정 문제가 발생하면 많은 차량이 영향을 받는다.
◆美, 4년 전부터 화재 위험 경고
현대·기아차 전기차의 심각한 화재 위험을 처음 강조한 곳은 미국 고속도로 손실 데이터 연구소(Highway Loss Data Institute·HLDI)다.
HLDI는 2018년 현대·기아차 전기차의 미충돌 화재 보험 청구 건수가 타 브랜드 전기차의 2배 이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듬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미국 소비자 옹호 비영리 단체인 자동차 안전센터(Center for Auto Safety)의 청원에 따라 화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2020년 적시에 리콜하지 않은 회사에 총 2억1000만달러(약 2742억원)의 민사처벌을 발표했다.
NHTSA에 따르면 미국에선 2010년 이후 3100여 대의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103명이 다치고 1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700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리콜 조치를 취했으며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내 주차가 아닌 야외 주차를 당부했다.
하지만 화재의 원인은 △4기통 엔진 유형 △잘못된 배선 △브레이크 시스템 △배터리 문제 등 너무 다양했으며 회사는 화재의 근본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현재 미국 현대·기아차 전기차 소유자들은 반복되는 문제에 집단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 화재의 원인 1-엔진
현대·기아차 전기차의 리콜 일부는 Theta II, Nu GDI 및 Gamma GD라고 부르는 특정 엔진의 문제였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문제의 대부분이 커넥팅 로드 베어링 결함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커넥팅 로드는 엔진의 피스톤과 크랭크축 사이의 핵심부품이며 베어링은 커넥팅 로드와 크랭크축 사이에 위치한다.
이러한 베어링 중 하나가 고장 나면 운전자는 노크 소리, 과도한 진동, 엔진 정지 현상을 겪게 되며, 심각한 엔진 손상이 발생한 경우 커넥팅 로드가 엔진 블록에 구멍을 뚫어 오일이 누출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부터 커넥팅 로드 베어링 고장을 감지하기 위해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파손된 엔진이 더 심각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막는 기능에 불과해 엔진 교체 대신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재의 원인 2-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
많은 화재의 원인 중 하나는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의 구성요소인 전자제어 유압장치(HECU)였다.
ABS 및 HECU 관련 화재는 주차 중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차량을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라고 권고했다.
ABS와 HECU 관련 화재의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화재의 원인 3-기타
이외에도 현대·기아차 전기차의 화재 원인은 다양하게 짐작된다.
최근 기아 텔루라이드 리콜의 경우 오염된 회로 기판이 문제로 지적됐다.
자동차 안전 센터 관계자는 제대로 테스트 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나 공급업체의 제조 공정에서 일어난 실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현대·기아차가 적절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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