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한파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급감해 시장의 기대를 밑돌았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으로 줄이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3분기 매출 10조9829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7%, 60% 급락했고,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20.5%, 60.5% 급감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을 훨씬 밑도는 수준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11조8593억원, 영업이익 2조1569억원이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고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SK하이닉스는 전세계적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제품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위기관리 능력과 원가경쟁력이 강화됐지만, 메모리반도체 흐름이 좋지 않았다”며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이 개선됐지만, 원가 절감폭보다 가격 하락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전분기의 절반 수준인 15%에 그쳤다. 순이익 역시 1조1027억원으로, 순이익률은 10%에 머물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한 만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단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이 분야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제품인 HBM3와 DDR5, LPDDR5 등 D램 최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회사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한 데 이어 내년 양산 규모를 확대,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10조원대 후반)의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일정기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정상화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노종원 사업담당(사장)은 “당사는 지난 역사 동안 항상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이번 다운턴을 이겨내면서 진정한 메모리 반도체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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