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SPC 계열사 작업현장 근로자 안전사고가 또 다시 터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로 허영인 SPC 회장이 그룹사 현장의 안전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직접 사과한 지 이틀 만에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형식적인 사과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10분경 SPC계열사인 샤니 성남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빵상자를 검수하던 중 불량품을 골라내려다 손가락이 기계에 끼이면서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선 사고가 2인1조 수칙을 지키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3인1조 수칙을 지켰으며 사고가 나자 인근의 다른 작업자가 기계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SPC는 입장문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생산라인의 작업을 모두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SPC의 안일한 위기 의식으로 인해 누적된 안전 불감증 문제가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던 만큼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식품 대기업에 걸맞는 안전인식 제고와 함께 노동 감수성 등에서 재창립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과제빵업의 경우, 고온과 고열의 장비 및 대형 기계를 사용해 화상, 손가락 끼임 등의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안전교육과 안전수칙 준수에 대한 관리감독이 중요하다"라며 "설마 사고가 나겠어라는 식의 안전불감증과 안일한 안전 관리감독이 근로자의 사고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SPL 평택 공장 사고의 원인인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 기계에서 최근 5년 이내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가운데 해당 공장에서 일해온 근로자가 상시 위험한 작업 환경에 노출됐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계에서 수 차례 사고가 반복됐음에도 불구하고 SPC측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대로 된 안전 조치와 직원 안전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SPL 평택 공장은 지난 5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실시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심사에 부적합 사항이 없다고 조사되어 해당 인증이 3년 더 연장됐다.
잇따른 SPC 근로자 사고로 인해 고용노동부는 SPC의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실시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노동부는 SPC그룹의 식품·원료 계열사를 대상으로 현장의 위험요인뿐 아니라 안전보건 관리 체계 등 구조적인 원인까지 점검할 방침이다.
SPC 그룹의 식품·원료 계열사로는 SPC삼립, 파리크라상, BR코리아, 샤니, 호남샤니, 에스팜, 설목장, 샌드팜, 호진지리산보천, 오션뷰팜, SPL, SPC Pack 등이 있다.
한편 노동부는 SPC그룹뿐 아니라 식품 혼합기 등 위험한 기계·장비를 보유한 전국 13만5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24일부터 오는 12월 2일까지 6주간 안전 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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