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th BIFF] 결산 부국제 ② 부활 아닌 초심으로 회귀가 필요한 이유

[27th BIFF] 결산 부국제 ② 부활 아닌 초심으로 회귀가 필요한 이유

한류타임즈 2022-10-14 19:35:33 신고

3줄요약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린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관객에게 문을 연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총 10일간 펼쳐졌다. 이시카와 감독의 ‘한 남자’가 폐막작으로 유종의 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부활을 선포했지만 아직까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제 모습을 찾았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였다. 부산 현지에서 영화제의 이모저모를 살폈던 한류타임스가 부산국제영화의 위기에 대해 이 자리에 조망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위기를 엿보다
#1 부산, 대도시가 되다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양조위는 “높은 건물이 정말 많이 생겼다”며 몇 년 사이 크게 바뀐 부산의 모습에 감탄했다. 공식적으로 무려 네 번이나 부산영화제에 방문했던 양조위이기에 그가 바라본 변천사는 더욱 와닿았다.

27회차를 맞이한 영화제이기에 그 모습이 바뀌는 것이야 당연하다. 만약 부산국제영화제가 초기에 그러했듯 배우들이 인산인해의 남포동 거리를 몇 시간에 걸쳐 뚫고 나와 무대에 오를 수도 없는 노릇이며, 언제까지고 해운대 해변의 포장마차에 삼삼오오 모여 영화에 대한 토론을 이어갈 수도 없을  일이다.

하지만 부산의 변화는 상전벽해 수준이다. 당초 영화제의 의미보다 여름 관광지의 의미가 더 큰 해운대였다. 아기자기한 술집이 있던 거리는 높은 호텔이 들어섰고, 해변가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게 자리를 내줬다. 시원한 바다 바람이 불어오던 해운대는 이젠 매서운 빌딩풍이 부는 거리가 됐다.

부산국제영화제보다 더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칸, 베니스, 베를린국제영화제 또한 같은 시대의 흐름을 겪어왔다. 하지만 그들에겐 전통의 정취가 녹아 있다. 허나 3년 만에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선 영화제의 부활 보다 대도시의 변모가 더 눈에 차오른다. 

영화제가 일부러 옛 모습을 간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품어야 할 아이덴티티를 확립할 필요는 있다. 그 어떤 나라보다 변화가 빠른 대한민국의 대표 영화제가 풀어야할 하나의 숙제인 셈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위기를 엿보다
#2 차게 식은 영화에 대한 관심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영화인들의 공통 과제는 바로 ‘영화 없는 삶에 익숙해진 관객’이었다. 정부 방역 방침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행되며 가장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가 극장이었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게도 해당됐다. 3년 동안 멀어졌던 관객들의 관심을 다시 돌려놓을 필요가 있었다.

이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은 5일 수요일이었다. 종전 마지막 부산국제영화제인 24회 때까지는 목요일 개막이 원칙이었다. 코로나19로 축소 개최됐던 25회부터 수요일로 개막일을 앞당겼다. 당시 보이지 않던 문제가 종전으로의 부활을 선포한 올해 드러났다. 금요일에 연차 하루를 내면 목요일 저녁부터 타지의 사람들도 개막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허나 수요일 밤은 직장인이 즐기기엔 무리가 있는 일정이다.

또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은 한글날이 대체 휴무일로 지정된 황금 연휴 기간이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엔데믹 시국을 환영한 건 비단 영화계 뿐만의 일이 아니다. 관광업계 역시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 해외 여행의 규제가 완화된 지금, 사람들의 관심을 부산 해운대에 모아놓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덕분에 개막과 함께 시끌벅적 했어야 정상인 해운대 거리는 한산했다. 해변 역시 사람이 드물었다. 부활을 선포했다 하여 당장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엔 3년의 공백이 상당했다. 영화에서 멀어진 대중들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는 것,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라면 보다 세심한 계획으로 이를 이뤄낼 필요가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위기를 엿보다
#3 풍성한 내실, 하지만 그들만의 잔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내적으로는 역대급으로 좋은 영화들을 많이 초청했다. 하여 지금까지 영화제 중 가장 볼 영화가 많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인들은 부산국제영화의 부활에 축배를 들었지만, 밖에서 보는 시선은 사뭇 달랐다.

예년의 행사들이 다시 개최됐지만 사람들의 호응은 떨어졌다. 대외 행사들엔 빈 자리가 여럿 보였다.이는 비단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국내 영화계가 침체했기에 벌어진 일이다. 야외 무대인사를 비롯 오픈 토크 및 GV 등엔 흥행 영화가 있어야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 개봉 영화가 풍성해야 부산을 찾는 배우들도 많아진다.

어찌 됐든 슈퍼 스타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건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 숫자로는 많은 게스트가 부산을 찾았지만, 질적으로는 상당히 부족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장 부산국제영화제보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에 더 이목이 쏠린 것도 방탄소년단(BTS)라는 특급 카드 덕분이었다. 지자체 역시 부산국제영화제보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더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였다.

결국 올 여름부터 고개를 든 한국영화계 위기론이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그간 코로나19를 앞세워 눈앞에 닥친 위기를 잠시 외면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영화계,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가 바라보는 미래는 더 이상 핑크빛이 아니다.  자칫 관객이 없는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수도 있다.

지금 이 시점, 부산국제영화제가 부활이 아닌 초심으로의 회귀를 선언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권구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오미정 기자 omj1@hanryutimes.com, 권구현 기자 kkh9@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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