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슈] '원터부터 장원영까지' 우리 아이돌이 달라졌어요

아이돌이 달라졌다.

연예인과 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있다. 이슬만 먹는 신비로운 요정에서 친구로 다가온다. ‘역조공’이라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연예인과 팬과의 관계를 넘어선 정서 스킨십에 가깝다. 대표적인 예가 에스파의 윈터와 아이브의 장원영이다.  

지난 13일 “윈터가 공항에서 팬들에게 편지를 줬다”라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상을 뜨겁게 달궜다.

윈터는 손편지를 통해 “우리 마이(팬덤명)들 편지 귀엽게 쓰고 있을 생각하니까 나도 한번 꼭 직접 써서 주고 싶었다”라며, “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느낌이라 정말 힘이 많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우리 직접 보러 오고 항상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운데 그래도 꼭 안전한 게 먼저인 거 알지? 항상 멀리서 응원해주고 내 편이 되어줘서 너무 고마워. 나도 항상 우리 마이들 생각하고 있으니까 또 보자 사랑해”라고 말해 팬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대개 손편지는 팬들이 자신의 스타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직접 편지를 건넬 수 있는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기에, 이를 전하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겐 큰 행복이다. 그런데 윈터는 팬들의 편지를 꾸준히 받아온 것을 넘어서 이에 응답했다.

직접 고민하고 골랐을 귀여운 캐릭터가 돋보이는 예쁜 편지지에 팬들에 대한 애정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한 글씨체 등 그의 세심한 애정에 팬들이 감동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별이 아닌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하는 친근한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이번 윈터의 행동이 팬들에게 더욱 뜻깊게 다가왔던 이유다. 

윈터뿐만이 아니다. 평소 남다른 팬사랑으로 유명한 아이브의 장원영의 팬톡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늘은 뭐하고 있었어 언니?”, “난 지금 복숭아가 너무너무 먹고싶어” 등 팬들과 형식적으로 주고 받는 대화가 아닌, 마치 친한 언니와 이야기를 주고 받듯 솔직한 모습을 보여줘 팬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무대 위에서 보여준 것과 다른 털털하고 귀여운 말투로 옆집 동생과 같은 매력을 뽐냈다.

이처럼 K-팝은 어느새 누구보다 팬들과 가까이서 눈을 맞추고 교류하게 됐다. 때로는 SNS를 통해 팬들의 고민을 들어 주기도 하고 안부를 주고 받기도 한다. 팬들이 준 선물을 다른 이에게 주거나, 버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사실 이전의 팬덤 문화는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만을 뜻했다. 작게는 팬레터에서 크게는 고가의 선물들까지, 그야말로 일방향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이후 스타 역시 팬들에 대한 진심을 내비치면서 역조공을 넘어 서로 간의 깊은 유대가 형성됐다.아이돌과 팬 사이 돈독해진 연대는 선한 영향력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가치관 또는 기부 문화까지 공유하며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는 것이 그 예다.

아이돌과 팬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가 찬란하게 빛나듯, 함께 있을 때 더욱 시너지를 발휘하는 이들이다. 앞으로도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K-팝 팬덤 문화가 확고하게 자리잡길 바라본다. 

사진=SM 엔터테인먼트, 아이브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강진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