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하석주 “손흥민이 제 기록 넘는다면요? 영광이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평가전을 가졌다. 후반 손흥민이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고양=김민규 기자 [e-mail] /2022.09.23/

“손흥민이 내 기록을 넘는다면 저로서는 너무나도 영광이죠.”
 
‘왼발의 달인’ 하석주(55·은퇴) 아주대 감독이 손흥민(30·토트넘)의 A매치 프리킥 득점 신기록 달성을 응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9월 A매치 2연전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열 계단 아래인 카메룬을 상대로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월드컵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한 조다. 한국에 카메룬은 같은 아프리카 대륙의 가나를 대비한 평가전이다.
 
대표팀 골잡이인 손흥민이 다시 한번 그림 같은 프리킥 득점을 넣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손흥민은 지난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한국이 1-2로 뒤진 후반 40분 페널티 박스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대 오른 상단 구석에 정확히 꽂아 넣었다. 대표팀 에이스답게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그림 같은 프리킥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4개의 프리킥 득점으로 해당 부문에서 하석주 감독과 공동 1위가 됐다. 하석주 감독은 “대표팀에서 내가 4골이나 넣었다는 걸 전혀 몰랐다. (손흥민 프리킥 득점 후) 기사를 통해 알았다”며 “손흥민은 앞으로 프리킥 득점을 넣을 기회가 많지 않나. 10골 가까이 가능하다고 본다. 손흥민이 나를 넘는다면 내가 훨씬 더 영광스러울 것”이라며 웃었다.
 
하석주 감독은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는 “자신감을 갖고 굉장히 강하게 때렸더라. 손흥민 자신도 생각했던 방향대로 슛이 날아갔을 것이다. 킥이 강하고 정확해야 들어갈 수 있는 프리킥 득점이었다”며 “프리킥 키커는 승부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 킥을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석주 감독은 현역으로 활동하던 당시 대표팀의 전담 키커였다. 당시 대표팀은 선배가 우선해야 프리킥을 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는데, 하석주는 소속팀에서부터 보여온 날카로운 프리킥 실력으로 쟁쟁한 대표팀 선배와 동료들을 제치고 ‘키커 1순위’ 선택을 받았다. 손흥민과 함께 A매치 프리킥 득점 공동 1위고, A매치 6경기 연속 득점 기록(역대 1위)을 갖고 있다.
 
손흥민은 최근 A매치에서 여러 차례 수준 높은 프리킥 실력을 성공시키고 있다. 지난 6월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2-0 승)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45분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6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평가전(2-2 무)에서도 오른발 프리킥 슛으로 팀의 만회 골을 터뜨렸다.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도 프리킥 득점으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6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 경기에서 A매치 첫 프리킥 득점에 성공한 이후 자신의 강력한 무기를 한 가지 더 추가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에이스다운 킥력을 자랑하고 있다. 카메룬과 경기에서도 손흥민의 발끝이 주목되는 이유다.
 
김영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