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KBO 레전드' 로하스 "KBO리그 4년, 매해 성장했다"

[단독인터뷰] 'KBO 레전드' 로하스 "KBO리그 4년, 매해 성장했다"

일간스포츠 2022-09-26 08:55: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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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 로하스는 한국에서 4년간 활약한 뒤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친숙한 나라였다"고 회상했다. IS 포토 2020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 로하스는 한국에서 4년간 활약한 뒤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친숙한 나라였다"고 회상했다. IS 포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발표한 KBO리그 40주년 ‘40인 레전드' 중 외국인 선수는 더스틴 니퍼트와 타이론 우즈 둘뿐이었다. 니퍼트는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최다승(102승) 기록 보유자, 우즈는 1998년 사상 첫 외국인 선수 MVP(최우수선수)로 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비록 '40인 레전드'로 뽑히지 못했지만,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32·현 한신 타이거스)의 커리어는 니퍼트·우즈 못지않다. 네 시즌 동안 누구보다 화려한 기록을 KBO리그 그라운드에 수놓았다.
 
로하스는 KT 위즈에서 뛴 2020년, 리그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여섯 번째, 외야수로는 사상 처음이었다. 타격 4관왕(홈런·타점·득점·장타율)과 최다안타 2위에 오른 명실상부한 최고 타자로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2020년 12월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과 2년 계약,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로하스는 일간스포츠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친숙한 나라였다"고 회상했다. 로하스가 NPB에 진출한 뒤 한신 구단에 공식 문의한 뒤 인터뷰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하스는 2017년 6월 KT와 계약했다. 당시 KT는 조니 모넬의 대체 선수를 물색하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는 로하스를 포착했다. 메이저리그(MLB) 경험은 없지만, 그는 여러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남달랐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야구에 대한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수비할 때도 열심이었다. 치고 달리는 모습도 수준급이었다"며 "한국 야구를 만만하게 보는 외국인 선수들이 꽤 있다. 그럴수록 적응이 늦고,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로하스는 마인드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KBO리그 첫 10경기 타율이 0.167(36타수 6안타)에 머물렀다. 퇴출당한 모넬의 타율(0.165)과 크게 다르지 않자 "실패작"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로하스는 KBO리그에서의 4년을 돌아보며 "내가 속한 팀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도 (적응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 리그가 전반적으로 정말 좋았다"며 "4년 동안 매해 성장한다는 걸 느꼈다. 나뿐만 아니라 팀도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는 로하스와 함께한 4년간 팀 성적(10위→9위→6위→3위)이 꾸준히 향상했다. 로하스는 팀에 만연했던 패배 의식을 지우고 '팀 KT'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는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그가 KBO리그에 남긴 발자취는 꽤 다양하다. 통산 409타점을 기록, 제이 데이비스(591개) 우즈(510개)에 이어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 타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때려낸 홈런 47개는 단일 시즌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공동 2위(1위 2015년 나바로·48개). 같은 해 역대 35번째로 100타점-100득점의 금자탑을 쌓았다. 스위치 타자로 좌우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여러 경험이 있기 때문에 딱 하나를 꼽기 어렵다"는 전제하에 "2020년 PS 진출 여부를 두고 (시즌 막판 치열하게) 경기를 치렀던 것과 사이클링 히트, 끝내기 홈런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로하스는 2018년 5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역대 25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그해 7월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야구인생 첫 번째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뒤 포효했다.
 


 
로하스가 꼽은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투수'는 김광현(SSG 랜더스)이었다. 김광현 상대 타율이 통산 0.286(7타수 2안타). 눈여겨볼 부문은 홈런이다. 로하스는 SK(현 SSG)전에서 통산 홈런 14개를 때려냈지만, 김광현 상대로는 침묵했다.
 
로하스는 NPB에서 고전하고 있다. 진출 첫 시즌인 지난해 코로나19로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번째 시즌인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로하스는 "두 리그의 차이를 느꼈다. 한국이 홈런을 노리는 야구라면 일본은 스몰볼이라고 해야 할까, 베이스러닝과 번트를 비롯해 세세한 부분까지 ‘섬세한 야구’라는 인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로하스는 지난 8월 월간 타율 0.328(61타수 20안타) 4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00)과 장타율(0.574)을 합한 월간 OPS가 0.974에 이르렀다. 조금씩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일본 잔류, 한국 재도전, 미국 복귀를 비롯한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 로하스 야구인생에서 '한국'은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쉽지 않은 일본 생활을 무리 없이 해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에서 4년을 지낸 덕분에 일본 문화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아시아 국가지만 미국과 닮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 매우 친숙한 나라였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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