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무사사구 QS·9승'이인복 "계산대로 유도한 병살타, 삼진보다 좋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이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승리한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전=차승윤 기자 [e-mail]

 
"노수광 선수에게 병살타를 유도했을 때가 삼진을 잡았을 때보다 더 좋았다. 내가 그려놓은 시뮬레이션대로 병살타가 나왔다. 오늘 내 투구의 키 포인트였다."
 
효율적인 범타 유도로 무사사구 무실점 투구를 펼친 이인복(31·롯데 자이언츠)이 꼽은 승부처는 6회 나왔던 병살타였다.
 
이인복은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81구만 던져 달성했고, 팀 타선도 9득점으로 폭발한 덕에 시즌 9승(9패)을 기록하게 됐다.
 
이인복은 경기 후 만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후반기 계속 좋지 않았는데 첫 승을 하게 돼 조금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전반기 8승을 기록했던 이인복은 이날 전까지 후반기 평균자책점 6.53으로 극도로 부진했고, 5경기에서 2패만 기록하며 8승에 머물러 있었다. 이인복은 "패턴을 그동안 너무 똑같이 하다가 오늘 조금 다르게 했는데 잘 통한 것 같다. 오늘 한화가 좌타자를 7명 배치했더라. 그래서 슬라이더는 멀게 던지고 투심 패스트볼은 바깥쪽이 아니라 몸쪽으로 구사했다. 거기에 한화 타자들이 현혹된 것 같다"며 "타자들이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노리더라. 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도 점점 높아지더라. 그래서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비중을 높였는데 오늘은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인복이 기록한 최고 구속은 시속 143㎞.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하기엔 다소 느렸으나 변화구와 조합해 범타를 유도하기에는 충분했다. 이인복은 "이전 경기보다 포크볼이나 슬라이더의 제구가 확실히 잘 됐다. 원하는 로케이션으로 던지니 타자들도 반응해 범타가 빨리빨리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가 꼽았던 승부처는 6회 말 노수광에게 유도한 병살타였다. 6회 선두 타자 유상빈에게 안타를 내줬던 이인복은 노수광에게 슬라이더를 보여준 후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2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인복은 "노수광 선수에게는 무조건 병살을 유도하려 했다. 번트를 시도하지 않아 솔직히 감사했다. 한 점 차라 무조건 번트가 나올 줄 알았다"라며 "내가 원하는 코스로 공이 날아가 정확히 그려뒀던 대로 이뤄졌다. 내 시뮬레이션대로 병살타가 나왔다. 오늘 내 투구의 키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를 2경기까지 줄였다. 남은 시즌은 9경기. 가을야구의 희망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인복은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 전부 희망이 있다 생각하고,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여긴다"라며 "나도 이 경기가 올 시즌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던진다. 불펜 투수들도 과부하 없이 좋다. 선발 투수들이 5이닝만 잘 버텨주면 5강에 들 가능성이 있다"고 다짐했다.
 
대전=차승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