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뛰어든다…미리 타보는 ‘구독 서비스' 확산

현대차도 뛰어든다…미리 타보는 ‘구독 서비스' 확산

데일리임팩트 2022-09-15 13:56: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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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기아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구독’하는 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등 국내업체들도 가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독서비스는 월 구독 형태로 차량이나 부품 등을 미리 사용해 보고 최종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매매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선택권이 넓어지고 자동차업체들에게는 새로운 수익 창출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소비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해당 시스템이 대중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시범 차원에서 테슬라를 기점으로 벤츠·BMW 등 글로벌 자동차사들도 하드웨어 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 등의 소프트웨어별로 선별적으로 구독 시스템을 일반화하는 분위기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르면 연말 전기차에 월 단위로 차체값만 내고 배터리는 빌려쓰는 구독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스마트폰 자동차 제어 시스템인 ‘블루링크’나 전기차 충전 요금제 ‘럭키패스 H’ 등 일부 구독형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시스템은 그 검위를 차체 등 하드웨어(HW)에까지 폭넓게 적용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과거 자동차등록령은 자동차 등록원부에 자동차에서 배터리 소유권만 따로 분리해 등록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규제개혁위가 자동차등록령을 개정해 배터리 소유자가 자동차 소유자와 다른 경우 그 사실을 등록원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로 해 구독 시스템 적용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개정안을 오는 10월 11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법제처 심사를 거쳐 12월 10일부터 시행할 계획을 밝힌 만큼 이에 맞춰 자동차업계 역시 빠르면 올 연말 혹은 내년 초 부터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현대차·기아의 배터리 구독 시스템은 차량을 구입하지 않고 사용료만 리스회사에 지불해 이용하는 리스(lease)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출시될 경우 전기차 초기 구매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평균 1000만원가량의 정부·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배터리 가격 약 2000만원까지 면제받을 경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인 아이오닉 5(5410만원)는 소비자 부담액이 2000만원대로, 니로EV(4530만원)의 경우 최종구매가가 1430만원까지 낮아진다.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초기 구독료는 월 30만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Y모델의 운전석 모습. 사진.테슬라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Y모델의 운전석 모습. 사진.테슬라

테슬라를 시작으로 벤츠·BMW 등 외국 완성차 업계는 이미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전반에서 구독 서비스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자동차공학회에 따르면 유승한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학회가 발간하는 ‘오토저널’ 9월호에 ‘자동차 SW 구독의 시대 도래’ 기고문을 게재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차량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옵션 구매의 형태로 소유하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만 해당 기능을 사용하고 그에 대한 구독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구독제를 운용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월 199달러(약 27만6000원)를 지불시 오토파일럿(주행보조) 기능을 대폭 확장해 완전 자율 주행(FSD)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벤츠는 최근 연간 489유로(약 67만4000원)를 내면 EQS 차종의 RWS(후륜 조향) 시스템에 대해 조향각을 ±4.5도에서 최대 ±10도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BMW도 엔진 원격시동·블랙박스 서비스 등을 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밖에 볼보는 자율주행 기술인 ‘라이드 파일럿’을 구독 서비스로 선보인 바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는 내년에 선보일 반(半) 자율주행 시스템 ‘울트라 크루즈’를 구독서비스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완성차업체들이 구독 서비스를 늘리는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차량을 팔아서 수익을 냈다면 구독 서비스로 수익원을 다양화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향후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서비스 관련 기술과 제도적 기반이 안정될 경우 전통적인 제조업 대비 수익성 높은 시장이 창출 될 것으로 전망했다.

BMW 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의 운전석 모습. 설명을 돕기 위한 사진이며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BMW코리아
BMW 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의 운전석 모습. 설명을 돕기 위한 사진이며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BMW코리아

구독 서비스에는 여러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분명한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유승한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자동차 SW 구독의 시대 도래’ 기고문보고서에서 차량 소프트웨어 구독제가 △소비자 선택권의 다양화 △소프트웨어 생태계 활성화 등을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소비자 선택권 다양화 측면에서는 소비자가 월 구독 형태로 미리 사용해 보고 최종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완전 소유 개념과는 또 다른 선택지를 마련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활성화의 경우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가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해 양산 적용이 힘들었던 많은 기능을 구독 형태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다양성이 신장될 수 있다고 평했다.

유 교수는 “차량 SW 구독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SW 참여자가 유입돼 제조사와 SW 공급 회사에 매출 및 수익성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고려할 변수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의 경우 전기차 초기 구매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의 가격이 빠르게 떨어질 경우 서비스의 효용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의 비싼 가격을 고려해 구독 서비스를 선택했는데 이용기간 중 배터리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소비자에게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분리를 용이하게 만드는 것도 구독 서비스 대중화를 위한 과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는 배터리를 분리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인 만큼 배터리 분리가 용이해지는 것이 구독 서비스 활성화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MW그룹은 공식 홈페이지에 운전석·조수석 열선 시트 등 본디 기본 옵션이었던 부분에 구독료를 매길 계획을 공지했다가 국내외 소비자 대다수에게 뭇매를 맞고 철회하기도 했다.

이미 달려있는 장치의 기능을 제한해놓고 구독자에 한해 이를 풀어주는 형식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산 것이다.

여기에 소비자가 쓰지도 않을 옵션을 모두 차에 탑재해 차량 가격은 비싸게 받으면서 추가로 구독료만 더 받는 서비스라는 인식도 팽배한데다 차량 무게 증가와 이로 인한 수리비용 발생 등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맹점 역시 존재한다.

다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또한 안전 관련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게 될 경우 ‘안전을 돈을 주고 판매한다’는 논란이 생길 여지도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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