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홍 칼럼] 바이든發 경제 쓰나미 오는데…韓정부 대처능력 ‘불안불안’

[연기홍 칼럼] 바이든發 경제 쓰나미 오는데…韓정부 대처능력 ‘불안불안’

뉴스드림 2022-09-15 12:40:00 신고

▲일러스트=뉴스드림 이은진 기자
▲일러스트=뉴스드림 이은진 기자

[뉴스드림=연기홍 논설위원 ] 워싱턴발 바이든의 경제 안보 나비 효과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과시켰다. 다분히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패권을 중국에 넘겨줄 수 없다는 對 중국 경제 안보 견제 목적에서 비롯된 정책이다. 하지만 그 파편은 예상외로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중국을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처음에는 우리 경제와 산업체 미칠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었지만 무언가 옥죄고 있다는 느낌이 갈수록 든다. 오히려 우리의 경제 안보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불길함이 엄습하고 있다. 단순한 중국 견제용이 아니고 철저하게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경제 안보의 신무기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파편의 불똥은 현대차에 튀었다. 미국내의 생산된 자동차에 한해 세재 헤택 등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에 비상이 걸린 현대차다.

바이든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반도체,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전기차처럼 `메이드 인 미국’ 바이오 제품에만 혜택을 준다는 것에 서명을 했다. 이번 조치로 국내 바이오기업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메이저 위탁생산(CMO)업체들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 같은 바이든의 조치가 對 중국 견제용에 따른 우리의 수혜도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경제 여건의 틀에서 감내해야할 비용이 더 크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로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기술의 확보에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러나 자국 기반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세계 최강의 원재료 확보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 역시 자국 기반의 탄탄한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 하이테크 기술은 미국에 이어 넘버2의 최강국이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나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등 4차산업의 일부 제조 강국의 포지션을 점하고는 있으나 미미한 내수시장의 한계가 있다. 또,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타 등 4차산업의 핵심첨단 기술에서 많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시장 규모나 기술 능력면에서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이러한 우리의 산업경제 인프라는 지금 벌어지는 미국발 바이든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경제안보의 쓰나미에 사실상 일본,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벅차고 불리하다. 그나마 故 이건희 회장의 탁견대로 경쟁력을 갖춘 우리의 일류기업과 그 기업정신이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다수의 국민들은 믿고 있다. 믿을 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들뿐이다.

물론, 현 정부도 나름 이런 상황 타개를 위해 미국과 협상을 벌인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도 하지만 기대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새 정권에 청량음료 같은 시원한 해결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기에는 지난 6개월간 보여 온 비틀비틀의 행로를 본다면… `소가 웃을 일, 아니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잡는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허탈해 하지 않을까?

지난 5년간 전 정권의 무능에 진저리를 쳐온 사람들은 신세계를 기대했으나 현 정부의 지난 6개월간 일머리를 보면 '파랑새는, 우리의 파란 나라’는 정말 동화속에서만 볼 수 있는 신세계란 생각이 든다.

전 정권이 화석화된 이념에 빠진 나르시즘적 무능의 한 타입을 보여줬다면 현 정부는 기본기 부족과 전문성의 빈곤에서 오는 유능함과는 거리가 먼 전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둘 다 무능하다는 점은 발가락이 닮았다. 개인으로 치면 둘 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안되는 유형들이다.

세상사가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세상이 쉽게 변하는 거 같아도 실상은 변화의 속도는 사실 생각 이상으로 더디고 느리다.

'파랑새를 만나려면, 파란 나라를 보려면' 견디기 힘든 긴 노정이 필요하고 길고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윈의 진화론을 믿을 수 밖에 …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미국발 경제안보에 대해 이것 저것 생각하면서 대한민국 정치권의 경쟁력이 뇌리를 스치는 것은 왜일까. 나만 그럴까. '반복에 반복 학습'을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은 사치일까?

무겁고 눅눅하고 음습했던 8월은 가고, 일상을 괴롭힌 힌남노 태풍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하길 기원한다. 태풍이 지나간 9월의 하늘은 파랗고 공활하다. 공기는 한결 가벼워졌고 투명하다.

박두진님이 시로 노래한 하늘(하늘이 내게로 온다/여릿여릿 멀리서 온다/하늘은, 멀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과 양희은님의 그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 `하늘’과 지금 대한민국 9월의 하늘이 참 닮은 것 같다.

 그 아래 안개에 묻혀 미로를 헤매는 못난 한무리의 인간 군상들을 뺀다면, 그래도 대한민국호의 가을은 처연하지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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