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이재명과 '단독 회담' 거부... 시기도 불확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내외일보] 이희철 기자 = 대통령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차 제안한 '단독 회담'을 사실상 거절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 시기·방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대통령실은 여야 정당 대표·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다자 회담을 고려하는 데다, 시기를 놓고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이후' 검토할 수 있다고 해 회담 방식·시기를 둘러싼 진통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4일 윤 대통령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축하난을 전달하러 국회를 방문,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오고 나서 당 대표·원내대표가 만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방식이 어떻게 되든지 그때쯤 논의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윤 대통령은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지난번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도 '상황이 정리되면 조속히 만나자'고 했다. 그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전날(13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에게 여야, 정파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민생 경제 영수회담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지만,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단독회담을 사실상 거절한 셈이다.

대통령실은 단독 회담을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 돌파를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라고 판단해 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민생 경제 영수회담'이 성사된다면 국면전환이 가능한 것은 물론, 정국 주도권까지 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대일 회담, 다자 회담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이 대표 측의 샅바 싸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순방 이후 순방 성과 설명을 명분 삼아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참석하는 다자회담을 추진한다면 이 대표도 이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