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바그 거장' 고다르 91세로 별세…마크롱 "국보 잃었다"(종합2보)

'누벨바그 거장' 고다르 91세로 별세…마크롱 "국보 잃었다"(종합2보)

연합뉴스 2022-09-13 23:00: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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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거하던 스위스서 영면…"관습 파괴 연출로 영화 지평 넓혀"

장뤼크 고다르 장뤼크 고다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영화사에 변혁을 몰고온 누벨바그(Nouvelle Vague) 사조를 이끈 프랑스 거장 감독 장뤼크 고다르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다르는 이날 스위스 로잔 인근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역시 영화감독인 배우자 안느 마리 미비유 등 친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다고 그의 지인들이 전했다.

클로드 샤브롤, 에리크 로메르,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 등과 함께 1960년대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한 그는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관습을 깨뜨리는 혁신적인 연출로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고다르는 1930년 12월 3일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프랑스인 의사였고, 어머니는 BNP파리바를 설립한 스위스 은행가의 딸이었다.

영화 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하던 그는 1960년 갱스터 로맨스 '네 멋대로 해라'로 파란을 일으키면서 세계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헬드' 촬영법,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 컷', 실존주의적 대사 등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의 문법을 거스르는 급진적이고 과감한 연출로 주목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여자는 여자다'(1961년), '국외자들'(1964년), '미치광이 피에로'(1965년), '알파빌'(1965년) 등이 있다. '알파빌'로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다.

'뮤즈'이자 첫 아내였던 안나 카리나와 1965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뤼크 고다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뮤즈'이자 첫 아내였던 안나 카리나와 1965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뤼크 고다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970년대 들어서는 좌파사상과 반전 운동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1960년대와 같은 큰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이후 스위스에서 칩거하던 그는 2014년 '언어와의 작별', 2018년 '이미지의 책'을 내놓는 등 80대에 접어들어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날 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네 멋대로 해라'와 '사랑과 경멸' 등은 영화의 지평을 넓혔고, 그의 전성기였던 1960대 이후 많은 '관습 파괴적' 감독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택시 드라이버'의 마틴 스코세이지, '펄프 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 '매쉬'의 로버트 올트먼, '부기 나이트'의 폴 토마스 앤더슨 등 할리우드 거장들이 고다르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로 꼽힌다.

로이터는 "헝클어진 머리와 굵은 뿔테 안경 차림의 고다르는 영화감독과 배우를 일류 화가나 문학의 대가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진정한 혁명가였다"고 언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중 가장 뛰어난 관습 파괴자이자 천재였다"며 "우리는 오늘 국보를 잃었다"고 추모했다.

고다르는 생전 비평가들과 그리 우호적인 관계를 맺지는 못했지만 비평가들도 그의 별세를 아쉬워하면서 업적을 기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비평가 피터 브래드쇼는 그를 '비틀스'의 존 레넌,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 등에 비교하면서 "20세기의 마지막 위대한 모더니스트가 숨을 거뒀다"고 애도했다.

영화잡지 버라이어티의 기 로지 평론가는 "고다르가 모든 것을 바꿨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꿨다"고 촌평했다.

한편, 고다르의 가족은 장례 절차는 공식적인 예식 없이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며, 유해는 화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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