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배태호 기자]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재정건전화'를 이유로 국내 발전 자회사들은 오히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무더기로 축소하거나 철회, 매각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환경 이슈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국가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투자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은 발전사들로부터 받은 '2022~2026년 재정건전화계획' 분석 결과 한전 산하 6곳의 발전자회사들이 오는 2026년까지 최소 2조1천억원에 이르는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회, 매각하는 계획을 기재부에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우선 서부발전이 6개 발전 자회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투자 감축 계획을 냈다. 국내 태양광 및 연료전지 사업 등 3건의 사업축소와 연료전지 1건의 사업 철회 등을 통해 1704억원, 신재생 에너지 지분투자 축소 및 철회 등으로 3870억원 등 총 5574억원을 줄이는 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 수력 사업 등 규모 축소를 통해 2040억원 감축 계획도 세우는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 감축 규모는 7614억원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동서발전이 총 5031억원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축소를 계획했다. 동서발전은 신규사업 철회를 통해 3011억원, 신재생 에너지 투자축소를 통해 202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안을 내놨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국내 사업에서 1577억원, 해외 사업에서 1352억원 등 총 2929억원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조정 계획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동발전은 국내 태양광·풍력 및 불가리아 태양광 지분 등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지분 354억원을 매각하는 계획과 함께 국내 신재생사업 관련 신규사업 철회 및 투자지분 축소 등 사업규모 조정 등으로 981억원의 재정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남동발전은 또 해외신재생 에너지사업에 대한 909억 축소 및 지연도 계획해 국내외 신재생사업 총 2244억원을 감축할 계획하는 등 자산매각 및 사업조정 전방위에 걸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축소, 철회 계획을 내놨다.
이밖에 남부발전은 국내 신재생사업 조정으로 2581억원, 중부발전은 국내외 자산매각과 사업조정 등으로 총 1352억원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축소 계획을 기재부에 전달했다.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6.7%로 브라질 84%, 독일 47.9%, 이탈리아 42.9%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일본(28.6%)은 물론 베트남(36.3%), 중국(28.6%)보다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고, OECD 평균(약 30%)과 비교해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및 투자기관이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에 어느 정도 노력하는지를 평가할 때 RE100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번 국내 발전 자회사들의 투자 축소안이 세계적인 흐름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한전 등 타 에너지공기업 등까지 더해지면 신재생에너지 투자감축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발전 자회사들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 축소 방침은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와 함께 김용민 의원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우리 기업들의 국가경쟁력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함에도 윤석열 정부가 오히려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기후위기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까지 포기하는 처사로, 투자 축소가 아니라 과감한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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