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둠둠' DJ 이나 역…"액션 연기 해보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작품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방식이 드라마와 너무 다르잖아요. 감독님과 밀접한 관계에서 이나 캐릭터를 채우는 프리프로덕션 시간이 있어서 좋았어요. 이나를 담아내는 데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었어요."
영화 '둠둠'으로 스크린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맡은 김용지는 지난 6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촬영한 지 일 년 반이 지났는데도 제가 표현한 이나를 큰 스크린으로 보니 그 순간 느낀 감정들이 너무 잘 보였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둠둠'은 엄마와 아이 때문에 접어뒀던 디제이의 꿈을 되살리는 이나(김용지 분)의 성장 스토리다. 음악을 그만두고 텔레마케터로 일하며 엄마(윤유선)가 시키는 대로 교회에 다닌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갈증과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다시 턴테이블에 손을 댄다.
디제이도, 미혼모도 경험해본 적 없는 김용지는 "꿈을 실현하고 싶은 이나와 가족관계 안에서 애쓰는 이나를 분리하는 것 자체가 힘든 것 같다"며 "지금은 모를지라도 지나고 나서는 분명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좌절의 반복이 이나의 내적 갈등 요소라면, 남편을 잃고 딸마저 떠날까 봐 이나에게 집착하는 엄마와 갈등은 영화 내내 계속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엄마가 이나 뜻대로 위탁가정에 맡겨둔 아이를 되찾아오거나 '사탄의 음악'인 테크노 디제이를 하는 데 찬성할 리는 없다. 김용지는 엄마와 다투는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감정이 필요했는데, 엄마를 그렇게 바라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왜 엄마가 싫고 답답한지 스스로 세뇌하려고 일기를 쓰기도 하고, 엄마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읽어보기도 했죠. 다투는 장면에서도 감정을 어느 정도 표출할지가 중요했어요. 그 표현을 위해서 유선 선배님, 감독님과 열 번 정도 모여서 얘기한 것 같아요."
김용지는 "시나리오에서 이나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식이 저와는 굉장히 달랐다"며 "이나를 체화했을 때 제 생각과 반대되는 선택을 어떻게 연기할지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터 선샤인'(2018)의 말 없는 점성술사 호타루 역으로 드라마에 데뷔했다. 드라마 '구미호뎐'(2020)과 '더 킹: 영원의 군주'(2020)에서 연기 경력을 쌓고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를 준비 중이다.
김용지는 대학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한 뒤 광고와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었다. 그는 "표정으로 감정을 연기하는 뮤직비디오를 몇 편 촬영했는데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연출을 해본 경험 덕분에 작품과 과정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캐릭터를 이해하고 체화하기가 고민 없이는 절대로 안 되고 시간도 오래 걸려요. 여러 역할을 다 해보고 싶지만 굳이 꼽자면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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