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소말' OST 음원서비스 중단…가요계 표절 논란ing

‘나의 아저씨’ OST ‘어른’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가 최근 잇달아 불거지는 표절 논란에 멍들고 있다. 급기야 표절 의혹에 휘말린 곡의 음원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표절 의혹에 휩싸여 멜론, 지니 등 각종 음악 플랫폼에서 음원 서비스가 중단된 곡은 KBS 2TV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이하 ‘당소말’) 4번째 OST로 이달 24일 발매된 ‘어린 날’이다. 작곡가 윤토벤, 민, 감자 등이 공동 작곡을, 가수 이예준이 가창을 맡은 이 곡은 발매 직후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어린 날’이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로 만들어져 2018년 3월 발매된 곡으로 가수 손디아가 가창한 ‘어른’과 유사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나의 아저씨’ OST ‘어른’ 작, 편곡을 맡은 박성일 작곡가가 음원 제작사인 툰 스튜디오(TOON STUDIO)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어린 날’의 음원 서비스는 발매 하루 만에 중단됐다.

박성일 작곡가는 2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음악 업계 관계자에게 제보를 받아 ‘어린 날’을 들어본 결과 ‘어른’을 레퍼런스 삼아 심각하게 똑같이 만든 수준의 곡이라고 판단해 음원 서비스 중지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인 상황이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조짐이다. 박성일 작곡가는 “공개 사과와 피해 보상을 비롯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지 않을 시 법적 대응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OST ‘어린 날’

앞서 지난 6월 음악 프로듀서 유희열이 쓴 수십여 곡이 온라인상에서 표절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인 바 있다. 유희열은 자신이 쓴 곡 ‘아주 사적인 밤’과 일본 영화 음악 거장으로 통하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쿠아’(Aqua) 간의 유사성을 인정하며 사과했으나 도마에 오른 나머지 곡들에 대해선 의혹을 부인했다.

이 같은 상황 속 다른 가수들의 곡까지 줄줄이 의혹에 휩싸이면서 표절은 올여름 내내 가요계 화두였다. 다만, 표절은 친고죄라 원작자가 소송을 제기해야 시비가 가려지게 되는데 그와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아 잇달아 불거진 표절 논란은 온라인상 이야깃거리에서 그쳤다.

‘당소말’ OST ‘어린 날’을 둘러싼 표절 의혹은 원작자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상황의 결이 다르다. 박성일 작곡가는 자신의 SNS 계정에 음원 제작사 및 작곡진을 공개 저격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이 가운데 ‘어린 날’ 음원 제작사 및 작곡진 측은 아직 표절 의혹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잇달아 제기되는 표절 의혹 여파로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관심을 얻으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가요계에 대한 신뢰가 깎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음악 프로듀서는 “최근 표절 의혹에 휩싸인 가수들이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온라인상에서 관련 이슈가 지속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업계 관계자들이 책임감 있는 태도로 음원을 제작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후속 조치에 나서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