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아들 앞에서 자신의 직업을 낮춰 말하는 아내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남편의 사연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남편은 아내가 농담이라고 해명했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돼 속상하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아들 앞에서 "은행원 아니고 번호표 뽑아주는 사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제 직업 애 앞에서 무시하는 와이프 제가 예민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은행에서 창구 안내 업무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 소속 직원이다. 정규직 은행원은 아니지만 은행을 방문한 고객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일곱 살 아들 앞에서 자신의 직업을 낮춰 말하는 아내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남편의 사연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남편은 아내가 농담이라고 해명했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돼 속상하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A 씨에 따르면 갈등은 7세 아들이 아빠의 직업을 그리는 숙제를 하면서 시작됐다.
아들은 아빠가 은행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아내는 옆에서 웃으며 "은행원 아니고 번호표 뽑아주는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아들은 엄마의 말을 듣고 별다른 의미를 모른 채 함께 웃었다. A 씨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다투고 싶지 않아 당시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의 발언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A 씨는 아들을 재운 뒤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는 "사실이잖아. 뭘 그런 걸로 그래"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고 한다.
A 씨는 자신이 은행 정규직 직원이 아닌 용역업체 소속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아내가 그 사실을 표현하는 방식에 서운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할 때 아내도 제 직업을 다 알고 있었다. 오히려 그때는 정시 퇴근하고 주말에 쉬는 게 좋다고 했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소도 은행이었다. 당시 고객으로 방문한 아내에게 A 씨가 번호표를 뽑아주면서 인연이 시작됐고, 이후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처가에서 비교당하고 이직 준비도 무시당해
A 씨가 아내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한 데에는 그동안 쌓인 서운함도 있었다.
그는 처가 식구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아내가 자신의 직업을 낮춰 말하는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처가에는 대기업에 재직 중인 동서가 있는데, 아내는 그와 A 씨를 비교하며 "우리 남편은 아직도 그 일 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당시 장모는 "그래도 김 서방은 성실하잖아"라며 A 씨를 두둔했다. 하지만 A 씨는 아내가 사용한 '아직도'라는 표현이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A 씨는 현재 직장에 다니면서 퇴근 후 자격증 공부를 하고 상담직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아내 역시 남편이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연봉을 높이기 위해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방안도 알아봤다. 그러나 아내는 당시 "그 나이에 어디 가냐. 그냥 살아라"라며 이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A 씨는 아내가 현재 직업을 낮춰 말하면서도, 정작 이직하려는 노력은 응원하지 않는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말다툼에 잠에서 깬 아들… 식탁 위에 남겨진 그림
아들 숙제 문제로 다시 갈등이 불거지자 A 씨 역시 감정을 참지 못했다.
그는 아내에게 "그럼 너는 뭐 그렇게 대단하냐"고 따져 물었다.
A 씨에 따르면 아내는 현재 육아휴직 중이며, 복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남편의 반박을 들은 아내는 "지금 내 탓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잠들었던 아들이 깨어났고, 결국 부부가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게 됐다.
말다툼이 이어지자 아내는 "그럼 이혼하든가"라고 말한 뒤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A 씨는 그날 밤 거실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새벽에 잠에서 깨어 식탁을 살펴보던 A 씨는 아들이 완성한 숙제를 발견했다.
그림에는 아빠의 얼굴과 함께 번호표가 크게 그려져 있었다. 앞서 어머니가 아빠의 직업을 설명하면서 언급했던 번호표를 아이가 그림에 넣은 것이다.
A 씨는 당시 심정을 두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털어놨다.
다음 날 아침 아내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는 듯 남편에게 출근 잘 다녀오라고 인사했다. 그러나 A 씨는 전날 있었던 일을 쉽게 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내는 자신의 발언이 농담이었으며, 남편이 자격지심 때문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이에 A 씨는 "솔직히 자격지심이 없다고는 못 하겠다. 그래도 그걸 아는 사람이 가장 가까이에서 찌르는 건 다르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바라는 건 하나다. 적어도 아이 앞에서는 아빠의 일을 깎아내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 앞에서 한 말이 농담이면 그냥 웃고 넘겨야 하는 건가.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지, 아내가 선을 넘은 건지 판단해 달라"며 누리꾼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아내 발언 놓고 누리꾼 반응 엇갈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내의 태도와 남편의 대응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남편을 비하하는 건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것과 같다", "그럼 아내의 직업은 무엇이냐. 남편 직업을 모르고 결혼했느냐", "아내가 남편을 너무 무시한다. 평소 남편을 대하는 태도와 말투를 똑같이 겪어봐야 한다"며 아내를 비판했다.
반면 아내가 사실과 다른 말을 한 것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사실대로 말한 것 아닌가. 은행에 다니지만 은행원은 아니지 않느냐. 번호표를 뽑아주는 것도 맞는데, 그럼 아이에게 은행원이라고 거짓말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남편의 직업과 향후 계획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연애할 때부터 같은 일을 했다면 결혼하고 아이가 클 때까지 계속 그 일을 해온 것 아니냐"며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배우자와 비교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면 미래를 위해서라도 진작 다른 일을 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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