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에 재판장이 “피해자도 언론플레이”라며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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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에 재판장이 “피해자도 언론플레이”라며 한 말

위키트리 2026-09-10 11:5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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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보복협박 혐의를 심리하는 항소심에서 재판장이 피해자의 언론 활동을 두고 ‘언론 플레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부장판사)는 지난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의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서는 이씨와 부산구치소에서 약 2주간 함께 생활했던 유튜버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A씨의 진술은 이씨가 수감 중 피해자를 상대로 한 보복성 발언을 했는지, 또 그 발언이 제3자를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되도록 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내용으로 다뤄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CCTV / 연합뉴스

이번 항소심은 당초 지난 7월 변론이 끝난 뒤 8월 12일 선고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씨 측이 변론 재개와 추가 증인신문을 신청하면서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심리가 다시 열렸고, 약 3년 만에 이씨와 함께 수감됐던 유튜버가 법정에 나와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앞서 이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두 차례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건강 문제와 국선변호인에 대한 불만 등이 이유로 제시됐으며, 재판부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뒤 이씨가 법정에 출석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국선변호인의 역할과 항소심의 심리 범위를 설명하며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재판장은 이씨의 주장이 피해자에게 실제로 공포를 일으킬 만한 내용인지 질문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은 피고인대로 자기 주장을 하는데, 그러한 주장에 대해 피해자가 겁먹을 내용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가해자의 언론 활동과 피해자의 반응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가해자가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피해자가 상처받지는 않는다는 말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언론 활동도 언급했다. 재판장은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언론 플레이가 있었지 않느냐”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사건을 알리고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 활동을 ‘언론 플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재판장은 더 이상의 논쟁을 중단시키며 재판부의 판단 기준을 설명했다. 재판장은 “이 사건이 왠지 정치화되는 느낌이 든다”라며 “우리 재판부는 그런 판단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사실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법률을 적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김진주씨는 재판이 끝난 뒤 자신의 SNS에 재판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올렸다. 김씨는 “누가 억울하면 공론화하라고 했나”라며 “판사가 저는 보복 협박이 안 무서웠을 거라고 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급작스럽게 변론 재개돼서 급하게 변호사를 선임하고 오늘 재판장에 갔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러면 어느 누가 피해자를 위해 제보하고 어느 누가 신고를 할까”라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이씨가 수감 기간 피해자를 향해 보복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저녁만 되면 그런 소리를 하고 사건 기록을 보다가도, 어디에 편지를 쓰다가도 계속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피해자의 주소를 알고 있었으며 출소한 뒤 피해자를 찾아가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내용도 증언에 포함됐다.

다만 A씨는 이씨가 자신에게 피해자에게 보복 의사를 전달해 달라고 직접 부탁했거나, 자신이 들은 보복성 발언을 그대로 방송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CCTV / 연합뉴스

현재 항소심에서 중요한 부분도 이씨가 제3자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전달될 것을 의도했는지 여부다. 단순히 수감 중 보복성 발언을 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해당 발언에 피해자를 협박하려는 전달 의도가 있었는지를 재판부가 살펴보고 있다.

A씨는 이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피해자가 두려움을 느껴 언론 인터뷰 등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A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알린 것 역시 이씨의 반복적인 보복성 발언으로 피해자의 신변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씨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뒤 부산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2023년 2월, 동료 수감자에게 피해자의 주소를 언급하며 탈옥해 보복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 보복협박 사건의 1심에서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항소심에서는 제3자를 통한 협박이 실제 보복협박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부산에서 30대 남성 이모씨가 돌려차기로 김진주 씨의 머리를 가격해 쓰러뜨린 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하고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 성폭행을 시도한 건을 말한다. 당시 검찰의 보완수사로 이씨의 혐의가 강간살인 미수로 변경돼 최종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경찰은 이씨를 중상해 혐의로만 송치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7일 오후 3시 다음 공판을 열 예정이다. 이날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들은 뒤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항소심에서는 제3자를 통해 보복성 발언을 전달하려 했다는 의도가 법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와 함께 증인 진술의 신빙성 등이 주요 판단 대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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