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유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지난 16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00원 선을 돌파한 가운데, S&P500, 나스닥100 등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라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같은 날 RIA(국내주식 복귀계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환율 안정을 위한 제도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법안 통과가 당초 일정보다 수개월 늦어진 데다 중동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겹치면서 두 상품 간 수익률 격차와 자금 쏠림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17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전날 기준 TIGER 미국S&P500 ETF 환노출형은 최근 한 달간 1.33% 수익을 낸 반면, 같은 운용사의 환헤지형 상품인 TIGER 미국S&P500(H)은 같은 기간 2.04% 손실을 기록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 ETF도 환노출형은 3.22% 상승한 반면 환헤지형은 0.53% 하락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의 수익률 차이는 사실상 환율 변동 외에 다른 변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오를수록 환노출형은 달러 자산 가치 상승 효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반면, 환헤지형은 이를 차단하는 구조여서 고환율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자자 자금도 환노출 상품으로 집중됐다. 최근 한 달간 TIGER 미국S&P500 ETF에는 개인투자자 자금 2518억 원이 순유입된 반면, 환헤지형에서는 74억 원이 순유출됐다.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에도 같은 기간 1422억 원이 들어왔지만 환헤지형 상품에는 182억 원이 빠져나갔다.
▲ RIA 신설에도…"환노출 ETF 쏠림 지속"
이 같은 흐름이 단기간에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는 전날 RIA(국내주식 복귀계좌) 신설 등을 담은 '환율 안정 3법' 관련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외주식 매도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공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법안 처리가 수개월 늦어진 탓에 비과세 혜택 적용 시기도 조정됐으며, 실제 환율 하향 안정 효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1분기 안에 해외주식 매도 후 국장으로 복귀하면 100% 소득공제 혜택을 내걸었으나 이미 1분기가 거의 다 지나간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P500 등 미국 지수에 투자하는 투자자 상당수가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환노출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환헤지형 상품은 환헤지 비용이 별도로 발생하고 환율 예측 자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환노출과 환헤지 상품 간 자금 격차가 크게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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