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서킷브레이커 하루만 낙폭 급회복…개장 직후 매수 사이드카
"이란 전쟁 곧 끝난다" 트럼프 발언에 글로벌 증시 안도 랠리
일본 닛케이255 2.9%↑·대만 가권 2.1%↑…아시아 주요국 일제 반등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과 손잡고 이란을 공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현기증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80.72포인트(5.35%) 오른 5,532.59로 장을 마쳤다.
5.17% 급등한 5,523.21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한때 6.55% 오른 5,595.88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5,427.88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서는 꾸준한 상승세를 그린 끝에 5,500선을 회복했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6분 2초께에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가증권시장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 조처가 발동,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발동시점의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40포인트(6.14%) 급등한 818.65였다.
전날에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면서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 이날은 장 초반부터 급등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이다.
한 주식 토론방에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지수(코스피)인데, 7∼8% 왔다 갔다 하는 게 정상은 아닌 거 같다", "코인판보다 급등락이 심하다", "도박판 같다" 등 투자자들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1천40억원과 8천50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1조8천368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5.40포인트(3.21%) 오른 1,137.68로 마감했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장기전 우려 불식에 나선 것이 이날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서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전쟁이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금융시장이 받은 충격과 악화하는 국내 여론을 진정시키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뒤 급반등해 3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한때 배럴당 119.48달러까지 치솟았던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현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89.60달러 전후에 거래되는 등 국제유가도 급격히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까닭에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아시아 여타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2.88% 오른 54,248.39, 대만 가권지수는 2.06% 오른 32,771.87에 장을 마쳤다.
한국시간 오후 3시 40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0.46%와 1.60%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80%의 상승률을 보인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국장은 지금 주식시장 단위의 레버리지 판이 펼쳐지는 시기"라면서 "오늘 폭등하더라도, 내일은 또 조정을 받고, 다음날에는 또 급등할 수도 있는 역대급 변동성 장세"라고 말했다.
다만,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바뀌는 분위기라면서 "기존 강경 발언이 전쟁 격화와 장기화 우려로 해석됐다면 이란의 군사적 능력이 거의 파괴돼 전쟁이 종료 단계라는 발언을 기점으로 이란의 반격능력 상실로 인한 출구전략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란 혁명수비대가 '단 1리터의 석유도 수출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만 반격 강도는 약화 중이고, 국내적으로도 석유 최고가격제 집행, 에너지세제 조정 등 정책이 강구되며 증시 하방을 지지했다고 두 연구원은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 외생적 요인이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정규장보다 한 시간 빨리 문을 여는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프리마켓이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달 하순까지만 해도 6∼7%대에 머물렀지만, 지난주 이후(4∼9일)로는 일평균 11.0%로 비중이 껑충 뛰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유가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 양상이 심화하는 동시에 전쟁 발발 직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일평균 120조원에 달하는 폭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최근까지도 7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징적인 부분은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 규모가 지속 확대되면서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증가한 점"이라고 짚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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