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비트코인 급락'···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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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비트코인 급락'···위기인가 기회인가

한스경제 2026-02-25 11: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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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24일 장중 한때 6만28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가 25일 오전 6만6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다. /코인마켓캡   
비트코인 가격이 24일 장중 한때 6만28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가 25일 오전 6만6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다. /코인마켓캡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비트코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15% 보편 관세' 강행 선언 이후 장중 6만4000달러 선까지 밀렸다. 가상자산 시장에 공황 매도(패닉셀)가 번지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6만 달러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6만4000달러 선까지 주저앉았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수 관세 발동 가능성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에 제동을 건지 불과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15% 관세를 일괄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대법원 판결을 사실상 우회하는 이 같은 움직임으로 글로벌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자본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관세·유동성·금리...세겹의 악재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즉각 "관세 정책이 물가를 끌어올려 그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제적 혼란"이라고 비판했다. 이 여파로 가상자산 시장 내 자금은 귀금속과 토큰화 상품 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유동성 부족으로 비트코인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현상은 자금이 암호화폐에 재투자되지 않고 달러 등 법정화폐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최근 약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어치 스테이블코인이 유출되며 고점 대비 20% 감소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연동된 코인으로, 언제든 매수에 쓸 수 있는 '실탄' 역할을 한다. 이 실탄이 20%나 줄었다는 것은 시장의 매수 여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수급 측면에서도 경고등이 켜졌다. 바이낸스 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두 달간 개인 투자자의 누적 유입액은 190억 달러에 달한 반면 고래(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큰손)는 111억달러에 그쳤다. 두 주체 간 80억달러 이상의 격차는 현재 매도세를 이끄는 것이 기관이 아닌 개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신규 고래가 비트코인 13만8000개를 거래소로 옮긴 반면 장기 보유 고래는 7000개에 불과했다. 거래소로의 이체는 통상 매도 신호로 읽힌다. 온체인 데이터(블록체인에 기록된 실거래 정보)에서도 단기 보유자의 SOPR 지수가 0.95까지 떨어졌다. SOPR이 1을 밑돈다는 건 단기 보유자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팔고 있다는 뜻으로 패닉셀이 확산 중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 환경도 가상자산에 불리하게 돌아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고용 지표 호조를 근거로 3월 금리 동결 지지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시장에서는 내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6%로 보고 있어 상반기 중 금리 인하는 사실상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금리가 내려가야 위험 자산인 가상자산이 유리해지는 만큼, 금리 동결 기대 약화는 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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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도 비트코인 매도···세일러만 '역주행'

기업들의 움직임도 엇갈리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채굴업체 비트디어는 지난 21일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943개를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전력 공급용 토지 매입을 위한 유동성 확보"라는 설명이지만, 카프리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3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이달에만 약 40억9300만달러(약 5조9000억원)를 쏟아부었다. 지난 17일에는 1683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비트코인 2486개를 더 사들였다. 이달 스트래티지가 매입한 비트코인은 약 4만100개로 지난해 8~12월 5개월치 매입량을 이미 넘어섰다. 세일러 회장은 시장 급락 속에서도 "지금이 가장 낙관적인 순간"이라며 매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 '5월 반등' 기대 vs '4만7000달러' 추가 하락 경고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5월을 변곡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5월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데 파월 현 의장보다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도 "워시가 금리를 올리고 싶어 했다면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미 재무부의 일반계좌(TGA) 잔고도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쌓여 온 만큼 워시 취임 전후로 재무부가 이 자금을 시장에 공급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성장이 채권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2028년까지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며 이에 따른 신규 단기 국채 수요가 최대 1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반등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려면 당장 6만달러 지지선을 지켜내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비트코인이 주요 삼각형 패턴을 하방으로 이탈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6만 달러가 무너질 경우 4만700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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